경제위기와 경기침체로 인해 국세는 물론 지방세수의 부족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한나라당은 지방세수 부족분을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경기가 어려워서 전반적으로 국세가 줄어들게 되면 지방에 내려보내는 교부세, 교부금이 다 줄어들게 되고, 지방세수 자체도 줄어들 수밖에 없게 돼 있다"며 "지방세 부족분을 어떻게 보충해 줄 것인가에 대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의장은 "지방 재원부족을 중앙에서 보충해 주지 않으면 계획돼 있는 사업들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지방에서의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지난 1998년에도 지금과 유사한 상황이 있었고, 2005년에도 추경을 편성하면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때와 같이 지방세를 사후정산한다는 대안으로 추경을 편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방세수가 부족한 것은 여러 가지 법인세나 소득세나 이런 기본 경기에 영향을 받는 부분 외에도 부동산 거래가 위축된 것도 굉장히 큰 원인"이라며 "특히 부동산 거래가 취득세나 등록세 부분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논란이 되고 있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완화 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이 부분들이 어떻게 하면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해서 지방의 세수도 확충이 될 것인가 하는 고민으로, 어떻게 보면 거래를 부추기는 뜻보다는 그동안에 위축돼 있던 부분들을 정상화하자는 측면"이라며 투기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의식했다.
그는 "결국 지방세수 문제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고통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이라며 "이번 추경이 일자리를 만들고, 동네 경기를 살리고자 하는 것인 만큼, 최선을 다해 야당을 설득해서 꼭 추경이 빠른 시일 내에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당직자 회의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문제로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는 임 의장과 홍준표 원대대표가 본인들의 의견차이가 정책혼선으로 비춰진 것에 대한 유감과 해명을 해 눈길을 끌었다.
홍 원내대표는 "오늘 신문에서 '혼선', '엇박자'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권위주의 정부시절의 여당의 행태와 현재 민주화된 이명박 정부의 여당의 방향이 다른 것"이라며 "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은 의원총회이고 당정협의가 있었다고 해도 의원들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안건은 통과시킬 수 없다. 이런 절차는 (혼선이 아니라) 소위 민주적인 정당의의 의사결정 구조"라고 당연한 의사표현중의 하나임을 강조했다.
임 의장도 "홍 대표와 이 문제에 대해 어쨌든 당내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치자고 한 것인데, 당내 이견이 큰 것으로 비춰져서 놀랐다"며 "밀실결정과 권위주의적 결정을 하지 않는 한 이런 일은 앞으로 계속될 수 있다. 다만 시장에 민감하게 영향을 주는 사항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아주 신중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