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차 폐차시에만 자동차 稅혜택 부여해야"
감면한도 하향 조정·보유기간도 설정해야
"완성차 업계 자구노력 필요"
5월부터 연말까지 노후차를 신차로 교체할 때 한 대당 250만원을 한도로 세제혜택을 주는 내용에 대해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후차를 폐차하는 경우에 한해 세제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0일 자동차 세제혜택을 주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최경환 한나라당 의원 발의, 사실상 정부안)에 대해 "노후차량의 처리를 '폐차 또는 양도'로 규정하고 있는데, 양도의 경우 환경 친화적인 법안 취지와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재정위는 검토보고서를 통해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된 2000년 이전에 생산된 노후차량이 양도 허용으로 인해 또 다시 국내에서 운행된다면, 배기가스 저감 달성이 불투명해진다"며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노후차량 교체를 지원할 때 폐차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경환 의원의 법안에 따르면 1999년 12월 31일 이전에 등록된 차량을 폐차 또는 양도한 후 2개월 내에 신차로 교체할 경우 한 대당 250만원을 한도로, 자동차 개별소비세 및 취득세, 등록세 등을 70% 감면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개소세, 취득·등록세가 정률로 감면돼 고급·대형 차종일수록 세제혜택이 커 소득역진성 및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세제 감면혜택이 큰 중대형자동차의 구입이 증가하게 된다면 환경개선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따라 재정위는 "자동차 세금 감면비율은 70%를 유지하되, 감면한도를 하향조정하면 중소형 구입에 대한 인센티브가 상대적으로 커지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취득·등록세의 세수감소분도 당초보다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친환경적인 자동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경차나 하이브리드차 등에 대한 지원방안이 요구된다"며 "환경친화적 자동차 구입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필요시 재정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정위는 "제도를 악용해 세금인하 혜택을 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유기간을 설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며 "3~6개월의 보유기간을 추가로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내수소비 진작을 저해하는 효과는 미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노후차 교체시 세제지원 내용이 목적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운태 무소속 의원은 "자동차 내수 활성화가 목적이라면, 영세 자영업자들이 새차를 사든지, 중고차를 사든지 혜택을 주는 것이 맞는 것이고, 환경을 생각한 정책이라면, 폐차를 시키는 경우에 정부 보조금을 주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노후차 교체시 세제지원에 대해 "자동차 내수 활성화와 함께 오래된 차량의 환경오염을 줄이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재정위는 유독 자동차 업계에만 막대한 세금 및 유동성을 지원하는 반면, 전자 등 다른 산업에는 상대적으로 지원책이 미흡해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위는 "자동차 업계의 세제지원은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자동차 업계의 자구노력 및 노사간·완성차업계와 부품업계간 상생협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자동차 업계가 세제지원 혜택만 향유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