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우리경제 4% 성장, 입장변화 없다"
IMF가 불과 세 달여만에 우리나라 경제 전망과 함께 세계경제 전망을 또 다시 하향 조정했다.
IMF는 22일 세계시각으로 오전 9시(한국시각 오후 22시)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당초와 변함없이 -4%로 예상했지만,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당초 4.2%에서 1.5%로 낮춰 잡았다.
2월초 IMF는 세계경제 전망을 수정하면서, 한국 경제가 올해 -4%로 성장이 위축되지만, 내년에는 4.2%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불과 세 달여만에 재수정된 전망치를 내놓게 된 셈이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IMF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신흥공업국은 미국, 유럽, 일본 등 G3 국가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G3국가의 경제회복 지연에 따라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IMF는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1.6%에서 0%로, 유럽은 2%에서 -0.4%로, 일본은 0.6%에서 0.5%로 하향 전망했으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NIEs 국가(한국, 홍콩, 싱가폴, 대만)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3.1%에서 0.8%로 낮아졌다.
특히 우리나라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G20국가와 NIEs국가 등 23개 국가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향 전망됐다. 당초 4.2%에서 1.5%로 2.7%p나 하락하게 됐다.
윤 국장은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되는데 시간이 더 걸려 금년 하반기까지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금융경색으로 민간여신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신흥국의 경우 대외차입 여건이 상당히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선진국과 신흥국이 통화와 재정정책을 확장적으로 펴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효과를 나타내면 플러스로 경제가 전환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게 IMF의 설명이다.
또한 IMF는 올해 1.7%, 내년에 3%의 물가상승이 예상된다고 발표했으며, 경상수지도 올해와 내년 모두 GDP 대비 3% 내외의 흑자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IMF의 경제전망에 대해 너무 비관적이라고 평가했다.
윤 국장은 "정부와 민간에서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더 나을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IMF가 우리경제를 선진국의 영향으로 비관적으로 잡은 것 같다"며 "내년 4%대로 성장할 것이란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윤 국장은 "위기가 마무리됐을 때 우리경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관심사"라며 "외환위기 때는 -6.9%에서 그 다음해 9.5%로 V자형으로 경제가 회복됐는데, IMF 전망으로 따지면, U자형보다 늦은 것"이라고 밝혔다.
IMF의 전망대로 올해 -4% 경제성장에서 내년 1.5%로 경제성장을 한다면 U자형보다 더 회복이 느려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윤 국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정부가 생각하는 잠재성장률은 4% 중반"이라며 "올해 -2% 또는 -4%가 된다면 내년 4% 이상을 가야 디플레 갭 차이가 6% 싸이게 되고, (이후 갭을 줄이는 방식으로) 과거와 같은(위기 이전) 성장률로 갈 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성장률이 4%보다 떨어졌다면 과거 성장률이 나오지 않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잠재성장률과 잠재적인 GDP 등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해 지금 위기를 확장적으로 가져가야 하나 긴축적으로 가져가야 하느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MF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 전망했기 때문에 정부가 잠재성장률을 하향 조정해야 하는 것인지 또는 이에 따른 경제정책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가 숙제로 남아있다는 얘기다.
한편 IMF는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 -1.3%, 내년 1.9%로 각각 1.8%p, 1.1%p 하향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