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개 대규모 해운사, 4월말까지 신용위험평가 마무리
무등록 용·대선 해운업체 조사
톤세제도 연장, 용·대선 비중 높으면 톤세제 배제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확정-
부실한 건설사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건설사의 토지를 매입했던 것처럼 해운사 역시 정부가 펀드를 조성해 선박을 매입해주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이 지원될 방침이다.
해운사의 선박을 매입하기 위해 조성되는 선박펀드는 약 4조원 규모. 기업구조조정기금 등 공공부문에서 1조원 내외가 조성되며, 민간투자자 및 채권금융기관 등에서 3조원을 조달해 총 4조원 규모가 마련될 예정이다.
또한 해운사의 톤세제도를 연장하는 대신, 해운사 부실의 주범인 용·대선이 많은 해운사는 톤세제도 적용이 배제된다.
정부는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확정했다. 이 방안은 지난 3월 5일 발표한 '해운업 구조조정 추진방향'의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해운업계는 최근 몇 년간 빌린 배를 다시 빌려주는 방식의 용·대선 관행으로 외형성장을 거듭해왔지만, 경기침체로 용·대선료를 받지 못해 운항중단, 지급불이행 등의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구조조정 기금, 민간투자자 및 채권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선박펀드를 조성해 운항중인 선박을 시가로 매입하고, 기존 채무를 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구조조정기금 조성을 위해 자산관리공사법 개정안을 제출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선박펀드는 구조조정기금 등에서 1조원 내외가 조성되며, 나머지 민간투자자의 조달자금까지 합해 총 4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건조가 상당히 진행된 선박에 대해서는 수출입은행의 제작금융(조선소) 3조7000억원, 선박금융(해운사) 1조원 내외(원화대출) 등을 활용할 방침이다.
또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되는 선박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선박투자회사법을 개정해 2015년말까지 한시적으로 각종 제약사항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며, 관련법은 현재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 법사위에 계류될 예정이다.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3년 이상 선박투자회사 존립의무 및 2년 이상의 대선 의무가 폐지되며, 현물출자, 주식 추가발행 등이 자유롭고, 차입제한도 면제된다.
또한 정부는 전체 177개 해운사 중 신용공여 500억원 이상의 38개 대규모 해운업체에 대해서는 주채권은행이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하도록 했으며, 이를 4월말까지 마무리하고, 5월 초에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하도록 했다.
나머지 139개 해운사에 대해서도 주채권은행이 6월말까지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할 방침이다. 신용위험평가 결과 4개의 등급 중 B등급(일시적 자금 부족 기업) 이상을 받은 해운사는 자금을 지원 받지만, C등급(부실 징후기업) 업체는 워크아웃 절차를, D등급(부실기업)은 퇴출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해운업의 위기가 용·대선 관행에서 시작된 만큼, 4월말까지 무등록업체의 용·대선 실태를 조사해 위반사항이 있을 경우 해운업에 따라 고발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해운업의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확충, 세계 5대 해운강국에 도달한다는 목표로 당근책도 제시했다.
선박운용회사에 대한 지분출자제한(30%)을 폐지해, 해운·조선 대기업 또는 금융기관의 선박금융업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또 톤세제도 및 국제선박등록에 대한 세제혜택(취득·등록세 100% 면제) 등 선진 해운세제 일몰을 각각 2014년, 2012년까지 연장하도록 했다.
톤세제도는 해운업체의 소득을 계산할 때 실제 영업상의 이익이 아닌 선박의 톤수와 운항일수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제도로 해운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2004년에 도입됐다.
단, 용·대선 비중이 과도한 해운사는 톤세제도 적용을 배제하도록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밖에 정부는 ▲현행 선박보유량, 자본금 기준 상향 조정 등 외항화물운송사업 등록기준을 강화 ▲KMI, 선주협회내 해운시황 분석팀 설치 ▲선박금융·해운시황 분석 전문인력 양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GCC(걸프협력회의), 터키, 호주, MERCOSUR(남미경제공동체) 등과 FTA, DDA 협상 등을 통해 해운업계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