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몰 87건 중 59건 연장, 28건 폐지·축소
임투공제, 관광호텔 영세율 등 업계 반발 예상
기업 관련 조세감면제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임시투자세액공제'가 내년부터 폐지되는 등 올해 일몰을 앞둔 비과세·감면 가운데 1/3이 정비된다.
기획재정부는 25일 발표한 '2009년 세제개편안'에서 올해 일몰 예정제도 87건 중 59건을 연장하고, 22건은 폐지, 6건은 축소하기로 했다.
지난해 세제개편안에서 일몰대상이었던 34건 중 17건(50%)을 정비한 데 비하면 다소 줄었지만, 세부 항목별로 보면 굵직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우선 연간 2조원대의 조세감면이 이뤄지던 임투공제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기업이 기계장치 등에 투자하는 경우 일정금액을 법인세와 소득세에서 공제해주는 임투공제는 지난 1982년 도입 이후 28년 중 20년간 운영되는 등 사실상 '상시화'된 제도다.
재정부는 국내 10개 대기업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전체의 54%를 차지하는 등 대기업 중심 제도라는 판단에 따라, 법인세율 인하 기조를 유지한다는 전제로 폐지를 결정했다. 이 제도의 연장 여부는 국회 입법사항이 아닌, 정부의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사항으로 올해 말 자동 종료된다.
임투공제가 올해 말 폐지되면 내년 법인세 중간예납신고와 2011년 법인세 확정신고에서 각각 5000억원, 1조원 등 총 1조5000억원의 세수가 확충될 것으로 재정부는 전망했다. 다만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일몰 연장 요구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고유가 대책으로 도입된 경차와 1톤 이하 화물차 등의 유류 교통에너지환경세·개별소비세 환급제도 역시 폐지된다. 이 제도는 지난해 2600억원의 세수가 지원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0월 금융위기에 따른 증시안정대책으로 도입된 장기주식형, 장기회사채형 펀드에 대한 배당소득세 비과세 등 세제지원도 최근 금융시장 안정을 감안해 올해 말 일몰을 종료하기로 했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2012년까지 이자·배당소득세 비과세를 유지하되, 불입금액의 소득공제 혜택은 폐지하기로 했다.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소득공제도 2011년 말까지 2년간 일몰을 연장키로 했지만, 공제한도를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외국인에 대한 세제지원도 대폭 정비된다. 외국법인의 로열티 소득에 대한 법인세 면제는 폐지되고, 외국인기술자에 대한 근로소득세 5년간 100% 면제 혜택은 2년간 50%로 축소된다.
또한 외국인근로자의 근로소득에 대해 총급여액의 30%를 비과세하는 특례가 폐지된다. 이제 외국인 근로자는 15%의 단일세율로만 과세된다.
관광호텔 등이 외국인관광객에게 제공하는 숙박·음식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영세율도 올해 말까지만 적용하고,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 제도의 일몰종료 방침에 따라 관광호텔 업계의 거센 연장 요구가 예상된다.
이밖에 퇴직소득 산출세액의 30% 공제, 정규직 전환시 1인당 30만원 세액공제, 보육시설용 토지 양도차익 과세이연 등 실효성이 낮거나 이용실적이 거의 없는 제도들도 모두 정비된다.
다만 연구개발(R&D)세액공제와 중소기업 기술취득비용 세액공제, 천연가스 버스 부가가치세 면세, 사회간접자본(SOC)투자 세제지원제도 등은 각각의 정책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일몰을 연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