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 국민권익위원장이 27일 돌연 사임해 배경을 둘러싸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우선 장관급인 양 위원장이 임기를 1년7개월여 남겨둔 상황에서 중도 하차함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쇄신을 위한 내주초 개각 구상과 맞물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 위원장도 퇴임사에서 "정해진 임기가 남아 있지만, 중도 사임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쇄신에 일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각을 앞두고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양 위원장은 비록 자진 사퇴의 형식을 취했으나 청와대 행정관 성 접대, 경남 기관장 골프 등 공직 기강 해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일련의 사건이 공직자 부패 방지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기관인 국민권익위의 조직과 기강이 느슨해진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이달 중순 청와대 수석회의에서 "국민권익위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특정 부처를 지목해 질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권익위 내부에서는 지난주 초부터 위원장 사퇴설이 돌기도 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미근동 국민권익위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대학에 복직해 2학기부터 강의를 할 것"이라면서 "그밖에 더이상은 하고 싶은 얘기가 없다"고 인터뷰를 거절했다.
청와대는 양 위원장의 사임에 따라 인선작업을 거쳐 조만간 후임자를 임명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