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5일 내놓은 '2009년 세제개편안'에서 서민층에 대한 세금을 깎아주는 대신, 고소득층의 세금을 늘리기로 했다.
소득세 분야에서는 월세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대한 소득공제를 신설하고, 연봉 8000만원이 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공제를 축소해 고소득 근로자의 소득세 부담을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을 두고 '서민 감세-부자 증세' 라고 해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계산해보면 고소득 근로자의 세금은 지난해보다 결코 늘어나지 않는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연봉(총급여) 1억원인 근로자의 내년 소득세는 756만원으로 지난해 919만원에 비해 163만원 감소한다.
이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자녀를 둔 4인 가구의 근로자를 기준으로 지난해 세제개편을 통한 기본공제와 의료비·교육비 한도 인상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1인당 연말정산 기본공제액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부양가족 의료비 지출한도는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대학생 교육비 소득공제 한도는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특히 내년부터 과표 8800만원 초과 구간에 대한 소득세율이 35%에서 33%로 2%p 인하된다는 점이 고소득 근로자의 세부담이 감소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
만약 정부가 고소득층 공제를 줄이지 않는다면 내년 연봉 1억원 근로자의 소득세는 708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11만원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이번 세제개편으로 인해 당초 줄어들 211만원보다 불과 48만원 증가한 163만원이 감소한다는 뜻이다.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 인하와 공제 축소 모두 2010년 귀속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월급 명세서의 세금은 확연히 줄어든다. 이번 세제개편안으로 인해 고소득 근로자의 세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은 단지 '착시효과'일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