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제수장들이 연내 금리인상을 주장하며 출구전략의 적극적 검토를 당부하고 나섰다. 현 정부 관계자들이 시기상조라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일이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지금 금리수준이 너무 낮고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있어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경기회복시 반드시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 경제가 정상상태라면 기준금리가 4~5%대가 돼야 하는데 2%인 현 수준은 유례없는 확장기조라는 것. 지금 금리를 25bp 정도 올린다 해도 확장기조 유지되는 것인만큼 경기 상승기에 미리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진단이다.
그는 또 "미국에서도 출구 전략을 시작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연내에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고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것이 옳을 것"이라며 "출구전략은 통화정책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의 재정정책은 당분간 확장세가 지속되는 게 맞다는 판단이다. 현 상태만 놓고 보면 민간 경기 회복이 더딜 수 있어 정부가 이를 대비한 재정정책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통화정책 만큼은 조금씩 조여가야 한다는 게 강조했다. 특히 부동산 가격 거품이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 금리인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나중에 더 큰 고민을 하게 될 것이란 말도 잊지 않았다.
이같은 지적은 전 경제부총리의 입에서도 나왔다. 전 경제부총리를 지낸 조순 전 부총리는 지난 11일 MBC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나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 필요한 시점에 오지 않았는가,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조순 전 부총리는 "인플레가 나오게 되면 소위 스태그플레이션이 나오는데 이건 아주 곤란하고 골치 아픈 일"이라며 "금융면에서 출구전략 비슷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부총리 역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경계했다. 균형잡힌 경제정책이 필요하긴 하지만 부동산 담보대출의 경우 조건을 무겁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 또 수출보다는 내수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는 "과거에는 수출을 함으로써 특히 미국시장에 수출을 함으로써 경제가 금방 활성화된다고 봤지만 지금은 대단히 어렵게 됐다"며 "중국이 가장 큰 수출시장에 될 것이지만 그것만 의존해서는 어렵고 내수시장이 어느 정도 살아야 중소기업이 살고, 내수시장이 살고, 일반 국민 모두 잘 살게 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