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기 부가가치세 예정신고 납부가 마감되는 26일 오후 납세자들이 민원상담원들의 도움을 받아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남대문세무서 “부가세 지방청이 관리? 시스템 완벽 구축해 문제없다”
2009년 2기 부가가치세 예정신고 납부가 마감되는 26일 오후. 막판 신고를 위해 사람들로 북적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남대문세무서는 예상보다 한산했다.
남대문세무서 관내에서 이번 부가세 예정신고 대상자는 법인 5000여명, 개인사업자 4000여명 등 총 9000여명으로, 이들 사업자는 지난 7월부터 9월말까지의 매출·매입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관할세무서에 신고·납부해야 한다.
그럼에도 직원들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다. 부가세 납부 마감일이이서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는 있었지만, 평소보다 업무가 과중되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실제 남대문세무서는 부가세 납부 창구를 따로 만들지 않았다. 평소 사용하던 민원상담창구 2개를 그냥 사용하고 있었던 것.
물론 확정신고가 아닌 예정신고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개인사업자들의 참여가 줄었다는 점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나, 과거 부가세를 납부하기 위해 줄서 기다리는 모습은 이젠 ‘옛 말’이 된 셈이다.
그럼에도 마감 마지막 날이어서인지, 꽤나 많은 사람들이 서류뭉치를 들고 4층 민원실을 찾았다. 상담창구 뒤편에 위치한 테이블에선 납세자 5~6명이 관련 서류를 작성하느라 정신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진원 민원상담원은 기자와 만나 “부가세 예정신고 기간에 하루에 평균 10명 정도가 방문해 신고를 한 것 같다”며 “오늘은 마감 날이기 때문에 한 50여명 정도가 방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상담은 직원 3명이 두 시간씩 돌아가며 맡는다고 한다. 김 상담원은 “지금이 2시 50분이니까, 이제 10분만 있으면 교대시간이네요”라고 했다.
딱딱한(?) 분위기일 꺼라 생각했던 세무직원들의 모습은 예상 밖으로 밝았다. 한 직원은 “세무서란 곳에 들어오는 납세자들의 얼굴이 밝으면 그게 좀 이상한 것”이라며 “우리 직원들이라도 밝게 맞아주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날 부가세 예정신고를 한 개인사업자 남모(50세)씨는 “상담원들이 굉장히 친절하다. 사실 세무 쪽은 헷갈리고 모르는 부분도 많았는데, 민원실 분들이 하나하나 차근히 가르쳐주면서 서류를 작성했다”고 했다.
실제 상담원들은 바쁜 업무를 보면서도 기자의 질문에 친절히 응했다. 한 상담원이 창구를 지키고 있으면 다른 상담원은 뒤편 서류작성 테이블에서 돌아가며 납부자들의 서류를 챙겨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예정신고가 평소와 달리 주목받는 이유는 본청(국세청)이 아닌 지방청(서울지방국세청) 주도 하에 처음으로 부가세 신고관리가 이뤄진다는 점. 향후 부가세 업무를 지방청으로 이관하기 위한 시범실시 개념이라는 게 세무당국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행정착오 등 절차상의 문제점이 발견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운창 남대문세무서장 “정부에서 부가세를 걷은 지가 벌써 30년이 넘게 흐르지 않았느냐. (부가세) 시스템이 이젠 완전 정착됐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납부기간이라고 해서 특별히 신경 쓸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서장은 더 나아가 “국세청에서 담당하나 지방청에서 담당하나 별 차이가 없다고 봐도 된다”고 덧붙였다.
남대문세무서는 특히 관할지역 납세자 98.5%가 국세청 홈텍스를 이용한 전자신고로 납부한다는 게 이 서장의 설명이다. 나머지 납세자 대부분도 우편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직접 세무서를 방문하는 일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서장은 이와 관련, “아이러니 하게도 국세청에서 민원인들을 위해 전자신고 시스템을 너무 잘 만들어 일반 세무사의 기장대리 및 각종 신고대행 업무가 줄고 있다고 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남대문세무서는 국세청이 구축 중인 ‘전자민원신청시스템’ 시범운영 수도권 5개 세무서 중 하나다. 올 12월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민원인이 전자펜을 이용해 LCD화면상에서 민원신청서를 편리하게 작성할 수 있다.
남대문세무서는 또 민원신청서를 전자적으로 실시간 전송해 전국 어디서나 처리할 수 있는 ‘e-민원관리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