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신용(금융)사업을 먼저 분리한 다음 경제(농축산물 유통)사업을 떼어내는 '2단계 신경 분리 방안'을 확정했다.
농협중앙회는 27일 서울 충정로 본사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사업구조 개편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15일 이사회에서 마련한 안을 그대로 확정한 것이다.
이 개편안은 2012년 신용사업 부문을 금융지주회사로 독립시킨 뒤 경제사업은 2015년 경제지주회사로 분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2011년까지 한꺼번에 독립시킨다는 정부 구상과 다른 대목이다.
농협 관계자는 "경제사업은 조합의 자립 기반 구축, 산지유통 활성화, 비수익 사업의 성과평가 시스템 구축 등이 완료되는 2015년에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충분한 자금 지원 등 여건이 마련되면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대신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산지유통 부문에 1조원을 투자하고 중앙회 경제사업량을 40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2017년 산지유통 취급량을 20조원으로 키워 농업인 농산물 판로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농협은 또 경제사업 분리 시 자립 기반을 닦으려면 9조6천억원 가량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 중 6조원을 정부가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부족 자본금에 대한 정부 지원을 농협법에 명시해줄 것도 요구했다.
나머지 3조6천억원은 조합원 추가 출자, 자체 수익금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농협은 또 농협중앙회의 명칭은 지금대로 유지하고 상호금융 부문은 상호금융연합회로 가자는 농협개혁위원회 안과 달리 현행대로 하되 전담 대표이사를 두기로 했다.
농협은 이 안을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 안은 당초 예정된 2017년보다 신경 분리 시기를 대폭 앞당긴 것"이라며 "다양한 농협 내부 이해 관계자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마련한 것인 만큼 정부가 100% 수용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중앙회노조, 전국축협노조 등 소속 노조원 520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농협중앙회 본사 앞에서 신경 분리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은 미리 경찰버스를 동원해 차벽을 치고 이를 막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