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면제외업종에도 감면, 법인세 사후관리도 맘대로
감사원, 국세청에 부당감면·부족징수액 징수 통보
2008년 기준 29조7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국세감면제도가 국세청 등 일선 행정기관의 운영미숙으로 관리상태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면대상이 아닌 업종에 대해서도 감면이 이뤄지고, 감면 사후관리도 하지 않는 등 국세청의 묵인 속에 국민의 세금이 일부 기업들에게 부당하게 혜택으로 돌아갔다.
감사원은 지난 2005년 1월 1일부터 2009년 8월 30일까지 국세청이 수행한 조세특례제도 운영 및 사후관리 업무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내용의 제도 부실운영이 적발돼 부당감면액과 부족징수액에 대한 추가징수를 국세청에 통보했다고 5일 밝혔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위해 지난해 6월 25일부터 7월 3일까지 7일간의 예비조사와 7월 6일부터 20일간의 실지감사 등 23명의 대대적인 감사인력을 투입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역삼세무서의 경우 창업중소(벤처)기업 세액감면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전자상거래업과 상품중개업을 하고 있는 A주식회사에 대해 창업중소기업에 해당한다고 보고 세액을 감면, 170여억원을 부족징수했다.
또 금천·서초·안산·수원세무서는 조특법상 창업중소기업으로 보기 어려운 기업이 신청한 세액감면에 대해 감면을 허용해 줬고, 특히, 수원세무서의 경우 B사가 종전 업체에서 이름만 바꿔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을 신청한 것에 대해 국세청 본청의 검토지시를 받고서도 이를 묵과, 2억여원을 부족징수하는 결과를 낳았다.
남대문·서초·송파·역삼·영등포·종로·중부·고양·북인천·성남·용인 등 39개 세무서에서는 C사 등 모두 77개 법인의 경우 세액공제가 적용되지 않는 구매대금이나 구매대금이 아닌 담보설정 대출금까지 부당하게 세액공제를 신청했으며, 법인세를 잘못 신고한 것을 방치, 법인세 35억여원을 부족징수하고, 농어촌특별세의 경우 5억여원을 과다징수하는 오류를 범했다.
또 역삼·송파·서초세무서의 경우 법인세 환급대상이 아닌 부동산공급업체가 건설업을 한 것처럼 속여 결손금 소급공제를 신청한 것을 그대로 반영해, 16억여원의 법인세액을 환급해줬고, 북인천세무서 등 12개 세무서에서는 중소기업특별세액 감면을 할 수 없는 매출누락 등에 따른 부당과소신고금액을 부당하게 감면 결정해, 종합소득세와 법인세 8억여원을 부족징수했다.
이밖에도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법인전환에 대한 조세특례제도의 부적정 운영, 농지대토 양도소득세 비과세요건의 검토소홀, 영농조합에 대한 법인세 부당면제 등 전국의 일선세무서에서 국세감면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돼,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세금이 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조세특례제도는 감면과 제한 등을 통해 공평과세와 조세정책의 효율성을 수행하기 위함인데 부당감면이나 사후관리 미흡으로 인해 감면요건을 이행하지 않은 업체까지도 감면이 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조세감면제도의 적정성을 확보하고 사후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운영상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