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역풍 잠재우려 혁신도시 추진 가속
정부, 체크리스트 만들어 이전계획 '점검'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의 역풍을 우려해 `혁신도시의 차질없는 추진`을 연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혁신도시로의 이전 계획이 미흡한 공기업에 대해 그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공개적인 압박을 통해 혁신도시를 속도감있게 추진해 이른바 `세종시 블랙홀`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11월 비공개 당정협의에서 대상이 되는 157개 기관의 이전계획이 얼마나 진전되고 있는지를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만들도록 정부에 강하게 요구했다.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되던 때였다.
당시 국토해양부는 당의 요청대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공기업 점검에 나섰고, 혁신도시 추진에도 속도가 붙었다. 이에 따라 혁신도시로 이전할 예정인 공기업들은 올 상반기까지 부지매입과 구체적인 청사설계 등을 끝내야 하며, 분기마다 정부에 지방이전 추진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특히 당정은 지방이전 계획이 미흡한 일부 공기업의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나라당 핵심관계자는 21일 "지난해 세종시 수정안 문제로 `혁신도시 역차별` 논란이 있었다"며 "세종시를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혁신도시가 계획대로 진행돼야 한다는게 당 지도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관장들은 자기 임기 중에 혁신도시로 이전을 꺼려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당에서는 혁신도시 이전계획 평가를 기관장에 대한 평가와 연결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전계획 `성적`을 기관장에 대한 `정성적인 평가`에 반영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혁신도시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전 공공기관, 사업시행자, 지자체 등 관련 기관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공기업과 지자체 등에 대한)분기별 점검을 통해 각 혁신도시별 실적을 비교.분석하고, 사업추진이 지연되는 기관의 경우 부진원인에 따른 대책 마련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에 따르면 이전대상 공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부지를 계약한 기관은 19개이며 청사설계를 진행 중인 기관은 35개로 파악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 이전대상 공기업들의 부지매입과 청사설계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건물 착공은 올 하반기와 내년 초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