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추징세액 감액을 미끼로 기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고, 이를 상납·분배한 세무공무원들과 전문직 종사자 등 19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남지방경찰청 수사과는 25일 기업체 심층세무조사 편의제공 및 추징세액 감면 대가로 1억14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상납.분배한 국세공무원 5명, 의사 2명, 회계사 3명, 세무사 8명 등 1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9900여만원의 뇌물을 기업체, 회계사, 세무사 등으로부터 받아 차명계좌로 관리하면서 자신의 비리 적발 무마명목으로 상급기관 감사담당자에게 뇌물을 상납하고 상사, 동료직원들에게까지 '용돈'을 준 A세무서 조사과 계장 L모씨(6급)와 부산국세청 감사관실 직원 S모씨(6급)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머지 17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입건하고 해당 기관에 비위사실을 통보했다.
경찰 수사결과 밝혀진 이들의 범죄행각은 실로 충격적이다.
L씨는 지난 2006년 6월 경남 지역에 위치한 한 병원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하면서 추징세액 감면과 조사편의 제공 명목으로 현금 1000만원을 받았다.
이어 관내 영농법인과 비뇨기과 등 3개 업체 세무조사를 실시하면서 5000만원의 뇌물을 받았고 자신의 관리 업체들이 제출하는 세무신고를 잘 봐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평소 친하게 지내던 회계사, 세무사 등으로부터 30회에 걸쳐 4900만원을 받는 등 총 992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다.
L씨는 수수한 뇌물을 자신의 동생 2명 이름으로 개설한 차명계좌로 관리하면서 상급기관인 부산국세청 감사관실 직원에게 자신의 비위사실 적발을 무마해 달라는 명목으로 1200만원, 직장 상사인 조사과장과 조사반원 2명에게 각각 100만원씩 1500만원의 금품을 상납 및 분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가 재정으로 납부되어야 할 세금이 일부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뇌물로 제공되어 지는 것은 서민경제를 좀먹는 '토착비리의 전형'으로 보고 끝까지 추적해 검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