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10일 허용석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이명박 정부 첫 관세청장으로 취임한지 꼬박 2년하고도 11일이 지난 21일, 다시 기획재정부 출신인 윤영선 세제실장이 후임 관세청장으로 발탁됐다.
그동안 관세청 내부에서는 허 청장이 부임 2년을 넘겼고, 차관급 인사 수요가 곧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조심스럽게 내부 승진의 희망을 내비치고 있었던 것이 사실.
관세청 사상 첫 순수 혈통(?) 내부승진 사례인 성윤갑 전 관세청장 이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출신인 허 청장이 취임했으니 다음에는 다시 내부출신 인사가 발탁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내부의 조심스러운 기대와는 달리 윤 세제실장이 후임청장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관세청 내에서 차기를 노리던 인물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해 질 전망이다.
윤 내정자가 행정고시 23회 출신인 만큼, 대부분 행정고시 출신인 관세청 고위공무원들의 인사에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
당장 차기의 꿈이 한풀 꺾인 차장직의 변화가 주목받게 됐다.
손병조 차장은 후임청장과 행시 동기인 23회 출신인데다 허 청장과 함께 이미 차장으로 2년여의 세월을 보낸 터라 더 오래 자리에 남아 있기가 불편한 형국이 됐다.
손 차장이 조금 더 현직을 유지한 채 신임 청장을 보좌하며 관세행정을 이끌 경우 당장 봄에 있을 국장급 인사 폭은 적어지지만, 손 차장이 후배들을 위해 결단(?)을 내릴 경우 관세청 2인자를 놓고 상당한 경합이 예상된다.
이럴 경우 청장보다 기수가 높은 안웅린 관세국경관리연수원장(22회)은 물론 손 차장과 함께 23회 동기인 이대복 인천공항세관장과 우종안 서울본부세관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청장과 행시 동기인 이대복, 우종안 세관장보다는 후배기수들에게 2인자의 자리가 넘어갈 공산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2년 전 행시 22회인 허 청장의 부임 당시 22회인 오병태 당시 인천본부세관장과 태응렬 당시 서울본부세관장을 제치고 23회인 현 손 차장이 차장자리를 꿰찼다.
윤 내정자의 후배기수로는 24회인 김도열 인천본부세관장, 25회인 김기영 국장(WCO 파견)과 김철수 부산본부세관장, 그리고 26회 정재열 통관지원국장과 27회에 천홍욱 기획조정관, 서윤원 조사감시국장, 차두삼 국장(국방대학원 파견)이 있다.
그러나 관세청 일부 국장급 인사가 지난 연말에 이어 불과 2달 전인 지난 1월 25일자로 있었고, 당장 복귀가 쉽지 않은 외부 파견자들까지 감안하면 관세청 차장인사는 손 차장이 현직을 더 유지하며 시간을 버는 쪽으로 방향을 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