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민간업체 간 '공동명의계좌' 개설
민간기업이 주도해 왔던 전자통관시스템의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관세청)가 직접 계약 당사자로 나서는 방안이 추진된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윤증현 장관 주재로 열린 제11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자통관시스템 수출촉진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관련 실무협의를 실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전자통관시스템은 기업들이 수출입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치는 물품신고, 세관검사, 세금납부 등의 통관절차를 세관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관세청이 개발해 특허권도 갖고 있으나 다른 국가에 수출할 때에는 민간업체가 경쟁입찰로 참여해 왔다.
그러나 삼성SDS, LG CNS, KTNET 등 우리 민간구축업자가 외국기업과 경쟁입찰로 참여하면서 수입국은 국제입찰절차에 따른 구축시간 지연의 불만이 발생하고, 우리 정부 측은 사업참여의 불확실성과 저가입찰에 따른 용역대금 하락에 따른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개발기간 동안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 고정사업장(법인)을 설립·운영해야 하면서 이에 따른 높은 세금부담 문제도 발생했다.
실제로 현재 전자통관시스템 수출협상이 진행중인 에콰도르의 경우 법인세 36%에 부가세 12%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의 '민간수출 계약방식'을 유지하되, 상대국이 '정부당국간 계약방식'을 원할 경우, 이를 병행하는 등 수출계약방식을 이원화하기로 했다.
또한 정부당국간 양자계약 체결시 전자통관시스템 구축 용역대금이 국고로 납입, 민간개발업체에 대금지급이 곤란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입국 관세청-우리 관세청-민간개발업체가 모두 계약당사자로 참여하는 '3자계약 형태'도 도입키로 했다.
이는 명목상으로는 정부가 시스템 구축을 책임지지만, 실제로는 민간 개발업체가 시스템 구축하는 형태이며, 계약대금 중 특허료, 컨설팅비는 관세청 몫으로 향후 국고에 납입하고, 나머지는 민간개발업체에 지급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정부-민간 '공동명의계좌'를 개설해 수출대금을 수령·분배하기로 하고, 실무자간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전자통관시스템을 수입국의 상황에 맞게 전자통관시스템을 분할수출 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현재 우리나라 전자통관시스템은 수출입통관, 화물관리, 징수, 환급 등 64개 모듈로 구분돼있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한 개도국들에게는 현지 실정에 맞게 필요한 기능만 분할해 수출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뿐만 아니라 개도국의 원조자금 지원과 매칭한 수출을 추진하고 올해 4월 말 개최되는 아·태지역 관세청장회의와 세계관세기구(WCO) IT 컨퍼런스를 활용한 수출 마케팅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전자통관시스템의 수출촉진 방안이 수출 확대로 이어지면 세계관세기구 아·태지역 관세공무원 훈련센터(RTC) 등과 같은 관세관련 국제기구의 국내유치가 확대되고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하드웨어 수출과 수출 이후의 유지보수 수입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해외 일자리 창출 효과가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