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실, 심판원-조세분야 두루 섭렵 '조세전문가'
주영섭 기획재정부 세제실 조세정책관(사진, 이하 주 정책관)을 지칭하는 별칭 중 하나가 '선비'다. 그만큼 주 정책관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품을 가진 '학자'의 풍모를 내뿜는 관료.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전공과목은 '세금'.
1980년 행정고시 23회에 합격해 국세청 일선 세무서 총무과장 등으로 근무하다 재무부 세제실(현 기획재정부 세제실)로 전입한 주 정책관은 이후 세제실과 국세심판원(현 조세심판원) 등 조세분야 울타리를 넘어서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은 '통'을 중시하는 조직이다. 일반적으로 세제실 내에서 사무관, 서기관 시절을 보내고 이후 국장급으로 진출하는 루트를 거친 인물들을 세제통으로 꼽으며 철저하게 '예우'하는 전통을 가진 조직이다.
주 정책관도 앞서 이 같은 루트를 거쳐, 지금은 사회 각계에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선배들의 명맥을 잇는 세제통으로 꼽힌다.
주 정책관이 차기 세제실장 후보로 첫 손가락에 꼽히고 있는 이유는 현재의 자리(조세정책관) 특성과 함께 풍부한 세제실 근무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1957년 전북 고창 출신인 주 정책관은 고창고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일반사회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합격 이후 30년 공직생활의 거의 전부를 세제분야에 몸담았다.
1981년 이리세무서 총무과장을 시작으로 남광주세무서 총무과장, 서광주세무서 부가세2과장, 부천세무서 소득세과장, 수원세무서 법인세2과장 등 세정경험을 쌓은 주 정책관은 1989년 재무부로 전입했다.
이후 소득세제과, 법인세제과, 조세정책과 등에서 사무관으로 일하며 실무경력을 쌓았다. 서기관 승진 이후에도 소득세제과장, 소비세제과장, 법인세제과장, 조세정책과장 등 주요보직을 섭렵했다. 이 와중에 미국 코네티컷 대학으로 국비유학(1995년)도 다녀왔다.
조세정책과장 근무시절인 지난 2004년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한 주 정책관은 승진 직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로 파견, 1년여간 근무했다. 2005년 세제실이 아닌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으로 친정에 복귀했다. 당시는 국세심판원이 분가(分家)하기 전이다.
2007년 재경부 근로장려세제추진기획단 부단장 복귀 직전까지 심판원 상임심판관으로 근무한 주 정책관은 꼼꼼하고 모나지 않은, 합리적인 사건 처리로 부하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판원 직원들이 현재도 주 정책관의 업무스타일과 성품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점, 심판원 재직시절 직원들로부터 '가장 닮고 싶은 상사'에 선정된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주 정책관은 또 심판원 재직시절 가장 어려운 사안 중 하나였던 론스타 펀드가 제기한 스타타워 매각과 관련한 1000억원대 조세불복을 무리 없이 처리하는 데 일조, 조세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2008년 이후 세제실 재산소비세정책관, 조세정책관으로 근무하며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조세정책의 기본 틀을 짜는 업무를 도맡았다. 특히 '조세개혁'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변화가 가미됐던 2008년 세제개편안을 입안, 국회 통과시키는 등 공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그와 함께 근무해 본 직원들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품을 가진 주 정책관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다만 따뜻한 미소의 이면, 업무에 있어서는 원리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려는 'FM'으로 알려져 있다.
[주영섭 조세정책관 약력]
▲1957년 전북 고창 ▲고창고-서울대-코네티컷대 경제학 석사 ▲행시23회
▲이리세무서, 남광주세무서, 서광주세무서, 부천세무서, 수원세무서, 재무부 세제국 소득세제과·법인세제과·조세정책과, 재경부 세제실 소득세제과장·소비세제과장·법인세제과장·조세정책과장,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파견,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재경부 근로장려세제추진기획단 부단장, 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조세정책관(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