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섭-백운찬 정책관 치열한 물밑 '경합'
전임 세제실장(윤영선 관세청장)의 영전으로 공석이 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후속 인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 자르듯 상황을 예단하기에는 변수들이 존재, 현 시점에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 속'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 세제실장 인선, 현재상황은?= 지난달 23일 이후 보름이 지난 4월 8일 현재 세제실장 직위는 공석중이다. 세제실장 직위가 재정부 내 최고 요직 중 한 자리임을 떠나 국가 조세정책을 총괄하는 사령탑이라는 측면에서 상당기간 공석으로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
이는 전적으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인사와 OECD대사 인사 등 외부적 변수가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인사는 최중경 필리핀 대사 임명으로 끝이 났지만 OECD대사 인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인사적체 해소의 호기를 맞은 재정부 입장에서는 OECD대사 인사는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요소다.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허경욱 재정부 1차관이 낙점될 경우 인사폭이 몰라보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석중인 재정부 내 1급 3자리(세제실장, 기획조정실장, FTA대책본부장) 인선은 현재로서는 OECD대사 인사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속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세제실장으로 범위를 좁히면 외부적 변수에 흔들릴 가능성은 적다.
세제실장이라는 직위의 특성, 과거에서부터 이어져온 전통적인 세제실장 인사 방정식을 감안하면 사실 '별개'의 인사로 봐도 무방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동안 세제실장은 사무관, 서기관 시절 재정부 세제실 등에서 세제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풍부한 정통 '세제통' 인사가 선임되어 왔다. 외부기관에서 진입하기에는 직위의 특성으로 인해 만들어진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사무관, 서기관 시절을 세제실에서 근무하다 세제실 총괄국장(조세정책관, 재산소비세정책관) 직위에 오른 인물들이 대부분 세제실장으로 임명됐다. 과거 조세심판원이 산하기관 시절에는 조세심판원장을 거쳐 세제실장으로 영전하는 코스가 일반적이었다.
□ 불꽃튀는 물밑 경합, 최후의 승자는 누구?= 표면적으로 세제실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하게 되지만 절차적으로 청와대 검증과 대통령의 최종 재가가 필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11일 출국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 최종 재가가 없을 경우, 14일 귀국할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무리 속도를 낸다해도 최종 인선 여부는 4월 중순을 훌쩍 넘겨버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세제실장 공백기간은 다소 길어질 전망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세제실장 후보는 주영섭 조세정책관(행정고시 23회), 백운찬 재산소비세정책관(행정고시 24회) 등 2명으로 압축된 상태. 두 후보 모두 세제실 근무 경험, 능력면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백전노장(百戰老將)들이다.
주 정책관이 부드럽고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을 이끄는 반면 백 정책관은 강한 카리스마와 뚝심을 갖춘 인물이다.
유력한 후보군에 포함된 두 사람의 개성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현 정부 출범이후 세제실의 주요 국장급 직책을 맡아 이명박 정부의 조세정책 기조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공통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누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지 여부를 가려내기가 힘든 상황이다.
다만 전통적으로 '고시기수'를 존중하는 관료문화와 조세정책관→세제실장, 승진코스를 선호하는(?) 세제실 조직문화를 감안할 때 행정고시 23회로 한 기수 선배인 주 정책관이 한 발 앞서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사적체 해소를 명분으로 재정부 안팎에서 '세대교체' 여론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나오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기수 후배인(행정고시 24회) 백 정책관의 전격적인 낙점 가능성도 없지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