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여러 정황상 선처 이유 없다"
안 국장, 눈물의 '최후 진술'-"인생 전체가 부인되는 것 같아 비통"
세무조사 대상 기업체들에게 부인이 운영하는 화랑의 미술품을 강매하는 등의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뇌물)로 구속 중인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에게 검찰이 징역 6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3부(부장판사 홍승면)의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서 검찰은 세무청탁을 위해 각종 이권에 개입한 점이 인정된다며 안 국장에게 징역 6년형의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양형 사유와 관련 "안 국장이 이 사건 전체에 대해 부인을 하고 있지만 증거와 기록을 보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약자인 업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부인 홍혜경씨와 함께 미술품 판매 혹은 차용 등으로 총 50억원 이상의 부당한 수익을 올린 것이 인정된다"며 "반복적, 계속적, 상습적, 영업적인 성격이 강하고 죄질이 불량해 선처의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피고인 안 국장이 금품을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 미술품 판매나 용역 등으로 받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징역 6년형으로 처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안 국장의 변호인 측은 "모든 사건에서 공통적으로 세무조사와 관련한 알선 청탁 사실이 명확하지 않고 상대방도 청탁을 위해 미술품 등을 구입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등의 진술과 함께, 결정적으로 피고가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검찰의 양형사유에 반박했다.
이어 "미술품 구입도 홍혜경과 별개인 법인에 귀속된 점으로 미루어 이 이익이 홍씨의 이익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과 미술품 구입과 용역도 업체들이 안 국장에게 잘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그들이 필요해서 한 것이므로 이상의 증언 등을 헤아리고 관련 증거들을 엄밀히 판단해 피고가 억울하지 않도록 선처해 달라"고 덧붙였다.
최후 진술에 나선 안 국장은 감정이 격해진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23살에 행정고시에 합격해 26년 간의 공직생활을 하면서 부끄럽지 않도록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이 자리에 서 있는 현실이 참담하다"며 "삶의 전부인 공직생활을 알지도, 하지도 못하는 누명으로 인해 굴복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5월부터 국세청 감찰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은 일을 언급하며 "국세청장이 후배들을 위해 나가달라고 했다면 나갈 수 있었어도 하지도 않은 일로 억울하게 물러날 수 없어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을 각오를 감수하고 녹취를 하게 됐다"며 "인생전체가 모조리 부인되는 것 같아 비통하다"고 말 끝을 흐렸다.
더불어 안 국장은 "그 동안 행위나 의지와 상관없이 곤혹을 치른 처와 주위사람들을 보면서 고통을 느꼈고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말로 최후 진술을 마쳤다.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최종 선고 공판은 오는 6월4일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