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관리 4명 "군사 시설 등 공격한다면 대응하지 않을 수도"
"석유·핵시설·고위 관리 공격엔 반드시 대응하라 지시해"
대응책으로 미사일 1000발·호르무스 해협 봉쇄 등 고려
이란, 전방위 외교 총력전…美엔 "전쟁 피하고 싶다" 메세지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진=로이터통신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보복 공격이 이란의 핵 석유 시설이 아닌 군 시설 등으로 제한 될 경우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24일(현지시간) NYT는 "이란 지도부가 군에 전쟁에 대비하는 동시에 이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지시했다"며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궤멸당하는 것을 본 뒤 전쟁을 피하려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NYT는 이슬람 혁명 수비대(IRGC) 당국자 두 명을 포함한 4명의 이란 관리를 인용,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군에 예상되는 이스라엘의 보복에 대응할 수 있는 다수의 계획을 수립하라고 명령했다며 이란의 대응은 이스라엘의 공격 수준에 비례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리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내에서 상당한 피해나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이에 보복할 수 있으나, 이스라엘이 군사 기지, 무기 저장고 등을 공격한다면 더 이상 대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메네이는 석유 핵 시설 혹은 고위 관리가 표적이 될 경우 반드시 대응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응책으로 최대 1000발의 탄도미사일 공격, '저항의 축'의 공격 강화, 세계 에너지 공급망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이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1일 이란이 '저항의 축' 지도부 암살에 대한 대응으로 이스라엘을 겨냥, 약 20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이스라엘은 강력한 보복 조치를 경고하고 있다.
이란은 이에 대비해 전방위 외교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 장관은 지난주 적대국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을 순방, 이스라엘 공격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받아냈으며 페제시키안 마수드 이란 대통령은 BRICS 정상회의에 참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등과 회동하고 있다. 동시에 이란은 미국에 전쟁을 피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나세르 아마니 이란 정치 분석가는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서방과 타협해 제재를 완화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려던 마수드 대통령 정부의 계획이 어그러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