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퇴진 약속 어긴 윤, 탄핵이 유일한 방법”.. 윤·한 갈등 ‘전면전’

윤, 하야 거부하며 “마지막까지 국민과 함께 맞서 싸우겠다”

한동훈, 윤 담화에 “탈당·제명 위해 윤리위 소집 긴급 지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한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앞두고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해당 대국민 담화 직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 탄핵 추진 및 탈당 조치에 나서면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 윤 "비상계엄, 고도의 정치 판단.. 맞서 싸우겠다"

윤 대통령은 1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거대 야당이 저를 중범죄자로 몰면서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며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오는 14일 윤 대통령이 촉발한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두 번째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나선다. 또한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최근 '질서 있는 퇴진' 등을 주장하며 대통령의 하야 등을 요구해 왔는데, 윤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비상계엄 조치에 대해 "국정 마비의 망국적 비상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통령 법적 권한으로 행사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고, 오로지 국회의 해제 요구만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야당을 겨냥해 "여기저기서 광란의 칼춤을 추는 사람들은 나라가 이 상태에 오기까지 어디서 도대체 무얼 했느냐"며 "저는 2년 반 국민만 바라보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재건하기 위해 불의와 부정에 맞서 싸웠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이번 계엄으로 놀라고 불안하셨을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국민 여러분에 대한 제 뜨거운 충정만큼은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 한동훈 "윤, 탄핵이 아닌 방안 유효하지 않다"

이러한 윤 대통령의 담화 내용이 전해지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입장 발표를 통해 대통령 탄핵소추 이외의 방안은 유효하지 않다며, 대통령 탄핵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대통령이 우리 당의 요구와 본인의 일임에 따라 논의 중인 조기퇴진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며 "이건 임기 등의 문제를 당에 일임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지난 7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회의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서 대다수가 퇴장했고, 해당 표결은 무산됐다.

한 대표는 이어 "대통령은 군통수권을 비롯해 국정운영에서 즉각적인 직무정지가 필요하다"며 "다음 (대통령 탄핵안) 표결 때 우리 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출석해, 소신과 양심에 따라 투표해 줄 것이라 믿는다"며 대통령 탄핵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 대표는 해당 입장발표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제명·출당을 위한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긴급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이런 담화가 나올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라며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이 더욱더 명확해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