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보험연구원 주최 'IFRS17 기초가정 관리방안' 세미나 열려
금융당국, 실손의료보험 계리가정 산출기준 등 내놨지만 여전히 실효성 낮다 평가
금감원 수석부원장 "IFRS17 주요 계리가정 제대로 작동되도록 제도 정비할 것"
◆…보험연구원은 17일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경협회관(FKI타워) 컨퍼런스센터 에메랄드홀에서 'IFRS17 기초가정 관리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보험연구원)
보험업계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부채평가 관련 감독기준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민간 실무표준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보험연구원 주최로 열린 'IFRS17 기초가정 관리방안' 세미나에서 장덕조 서강대학교 교수는 "국내 부채평가 감독 기준의 경우 내외부 검증을 위한 준거자료가 부족하고, 부실 검증 시 제재 근거가 미비해 검증에 한계가 있다"며 "영국이나 미국과 같이 계리전문단체가 운영하는 자율규제 실무표준을 국내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는 IFRS17 기초가정 관리·감독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해외 주요국의 보험부채 평가 기준과 IFRS17 기초가정 관리기구 운영 현황을 조사하고, 국내 환경에 적합한 적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실장은 'IFRS17 기초가정 관리 감독 해외사례' 발표에서 영국, 독일,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의 보험부채 평가 관리 사례를 소개했다.
영국과 독일은 EU의 지급여력기준(SolvencyⅡ)에 따라 부채평가기준을 준수하며, 영국의 경우 재무보고위원회(FRC)가 계리표준(TAS)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계리사회가 계리 업무에 관한 세부 실무표준을 제시하며, 실무표준 제정 과정에서 감독당국이 참여한다.
미국은 전미보험감독자협의회(NAIC)가 원칙론적 책임준비금제도(PBR)를 통해 감독 목적상의 부채평가를 위한 세부적인 방법론(VM)과 실무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다. 특정 사안에 대한 추가적인 기준은 계리연합회(AAA)가 작성한 실무표준(ASOP)을 따른다.
캐나다는 계리사회가 부채평가 실무표준을 제정하고, 감독당국이 실무표준 제정 및 채택에 참여하여 변경 지시도 가능하도록 운영된다. 호주는 감독당국(APRA)이 보험부채 평가기준을 규정하며, 계리사회가 실무표준 및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형태다.
현재 한국의 경우 IFRS17이 도입된 이후 보험사의 계리가정이 자의적으로 산출되면서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회사별 적용 가정이 달라 건전성 비교가 어렵고, 위험이 미래로 이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은 2023년 실손의료보험 계리가정 산출기준, 2024년 무저해지 상품해지율 추정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해왔지만, 여전히 실효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교수는 "부채평가 결과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보험사의 자의성을 배제하고 신뢰성과 비교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현행 감독기준을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기준을 시행세칙과 가이드라인을 통해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감독당국의 기준에 대한 추가 설명, 산출 예시, 모범사례 등은 민간 실무표준으로 위임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감독당국의 기준과 시장 자율규제를 조화롭게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IFRS17 주요 계리가정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계리 감독 선진화 로드맵을 마련하고, 민간 실무표준에 대한 위임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보험부채 외부 검증 관련 매뉴얼을 도입하고, 부실 검증에 대한 제재 규정을 정비하는 등 계리가정 검증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7월부터 시행되는 보험사의 책무구조도와 연계하여 내부통제 강화를 병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