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사망·12명 부상' 부천 호텔 화재 "최초 불 난 810호 문 열고 나오며 확산"

경기소방, 에어매트 사망자 논란에 "모서리로 떨어져…추후 전문가 자문 조사"

부천소방서 "사상자들, 8~9층서 발견…해당 호텔,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 아니었다"

경기 부천의 한 호텔에서 불이나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모두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23일 부천 중동 화재 현장 브리핑에서 "이번 화재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그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며 "810호 객실 내에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확인되며 직원이 진화를 위해 소화기를 가지고 왔으나 진압을 못 했고 이후 문을 열고 나오면서 화재가 급격히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텔 특성상 복도가 좁고 창문이 일반 건물에 비해 훨씬 작아 배연이 안 되고 열 축적도 많아 투숙객이 대피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자체와 협력해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화재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해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에어매트가 뒤집히며 사망자가 발생한 것 관련해서는 "에어매트는 10층 이상용으로 정상 설치했으나 중앙 부분으로 낙하해야 가장 안전한데 첫 번째 뛰어내린 분이 모서리로 떨어졌다"라며 "주차장 입구 인근에 에어매트를 설치해 경사가 있었고 당시 일부 인원이 있었는데 소수여서 매트를 잡아주지 못했다. 왜 에어매트가 뒤집혔는지는 추후 전문가 자문을 구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소방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인 22일 오후 7시 39분께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9층짜리 호텔 8층 객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은 신고 접수 15분 만인 오후 7시 57분께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153명과 장비 46대를 동원해 오후 10시 26분께 불을 완전히 껐다.

이 불로 호텔에 투숙 중이던 20~50대 내국인 7명(남성은 4명, 여성은 3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 9명이 경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이들은 대부분은 처음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810호 객실 인근에서 발견됐고, 남녀 2명은 8층에서 불을 피해 1층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에어매트가 뒤집혀 끝내 사망했다.

이상돈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사상자들은 8층과 9층 객실 내부를 비롯해 계단과 복도 등지에서 발견됐다"라며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투숙객 2명이 사망한 것 관련해서는 "처음에는 에어매트가 정상적으로 펼쳐져 있었는데 이들이 뛰어내린 뒤 뒤집힌 걸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화재가 발생하기 전 한 투숙객이 최초로 불이 발생한 810호 객실에 들어갔다가 타는 냄새가 난다며 객실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호텔 내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를 더욱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장은 "2003년에 건축이 완료된 호텔로 당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