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말부터 계엄 느낌받아”···국회 쪽, 헌재서 ‘진술조서’ 줄줄이 공개

국회 쪽, 김용현·곽종근·문상호·조지호 등 진술조서 증거로 제출

"2024년 11월 말경부터는 (비상계엄이 선포되리라는) 느낌을 받았고, 12월1일 노상원씨를 만났을 때 계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국회 쪽이 밝힌 진술조서 내용 중)

국회 쪽 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핵심인물들의 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국회 쪽에서 이날 밝힌 조서에 따르면,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그해 11월께부터 비상계엄이 선포되리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국회 쪽 대리인단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서 탄핵소추 사유 증거요지 설명에 나섰다. 이날 국회 쪽에서 설명한 증거에는 12·3 비상계엄 관련자 및 국무위원 등의 진술조서가 포함됐다.

국회 쪽에서 이날 심판정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찾아 "만약 계엄을 하게 되면 병력동원을 어떻게 할 수 있냐고 문의"했다. 또한 "계엄을 하게 되면 필요한 게 무엇인지"도 물어봤다.

이에 김 장관은 "제가 3가지를 말씀드렸다. 계엄선포문과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이 필요하다고"라며 "(윤 대통령이) 그걸 준비할 수 있냐고 하셨다. 그때가 12월1일 일요일 오전이었고 제가 '가서 준비해 보겠습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포고령 등 초안에 대해 "12월1일 오전경 (대통령께) 처음 보고드렸다. 그때 담화문 등을 수정·보완해 최종 보고는 그 다음날 저녁에 했다"며 "12월2일 월요일 저녁에 보완 지시하신 내용을 보고 (대통령이) 특별한 수정 없이 됐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국회 측이 제시한 진술조서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2024년 11월 말경부터 (비상계엄이 선포되리라는) 느낌을 받았고, 12월1일 노상원씨를 만났을 때 계엄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앞서 수사기관에 "(2024년) 11월30일 국방부장관 공관에서 당시 장관님께서 '조만간 계엄을 하는 것으로 대통령이 결정하실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며 "이때 여론조사 꽃이라는 구체적인 장소가 언급돼 놀랐다"고도 진술했다고 한다.

여 사령관은 아울러 "(김용현) 장관이 평소 비상계엄을 언급하면서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정치활동금지 포고령 위반자들에 대해서 전시 합동수사본부에서 체포해야 한다는 말씀을 했다"고도 수사기관에 진술했다.

국회 쪽이 이날 밝힌 신문조서에는 조지호 전 경찰청장 및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에 대한 진술도 포함돼 있었다.

조 전 청장은 12·3 비상계엄 당일 저녁 '안가 모임'에서 받은 A4 문건과 관련 "첫 번째 줄은 '2200 국회' '2300 민주당사'라고 되어 있었다. 10여곳 넘는 기관이 기재돼 있었다"며 "비상계엄을 하신다고 해서 '뜨아'했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했다고 한다.

국회 쪽에서는 이러한 수사기관 진술조서 등을 바탕으로 ▲계엄 선포의 실체·절차적 하자 ▲국회 봉쇄 및 침입 ▲선거관리위원회 침탈 ▲정치인·법조인 등 체포 시도 등의 사안을 짚으며, 헌재에 대통령 탄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만에 하나 헌법재판소가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해 피청구인이 대통령 직무에 복귀한다면, 이는 우리 공동체와 구성원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가 될 것"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