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제' 확산 차원…한 달간 시범실시
말 많던 기획재정부의 '8-5제' 등 유연근무제 도입방안이 결국 출퇴근 시간을 30분 앞당기는 선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는 오는 7일부터 오전 8시30분 출근, 오후 5시30분 퇴근으로 근무 형태를 변경한 뒤, 한 달간 시범실시를 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다만 예산 편성 등 업무 구조상 야근이 많은 부서나 자녀 육아 등으로 출근 시각을 앞당기기 어려운 직원은 유연 근무제를 신청해서 예전처럼 9시까지 출근할 수 있다.
특히 원거리 육아를 하거나 주말부부인 직원들은 월요일 9시, 화~목요일은 8시30분, 금요일은 8시에 출근하는 등 요일별로 시차출근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재정부가 출근시간을 30분 앞당기는 '8시30분-5시30분' 제도를 전격 도입한 배경에는 정부기관 전체에 유연근무제 도입을 확산코자 하는 박재완 재정부 장관의 의도가 숨어 있다.
내수창출과 직원 자기개발, 에너지 절약 등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경제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경제 수석부처가 솔선수범해서 시작해 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재정부 직원들의 내부적인 반대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재정부 직장협의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복수직 서기관급 실무진 70%가 제도도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근이 상당한 부서인 만큼 출근시간만 앞당기는 효과가 불보듯 뻔하다는 얘기다.
이를 의식한 듯 박 장관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일만 많이 하는 게 자부심이고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며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저녁 시간을 적극 활용하자. 자기개발 프로그램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며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재정부는 이미 유연근무제 확산을 위해 정시퇴근을 권장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해서 고위공직자들부터 정시 퇴근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 재정부 직원들의 가정의 날 7시 이전 퇴근율은 80%로 올랐다.
재정부 관계자는 "근무 중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점심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등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시간투입 위주 장시간 근무 관행에서 벗어나 성과중심 근무 형태로 발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