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일 개최한 김기용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내정자에 대한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현미경 검증이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룸살롱 황제' 로비 파문과 경기 수원 20대 여성 피살 사건 등으로 불거진 경찰의 도덕적 해이와 무능을 질타하며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정수성 의원은 "수원 여성 피살 사건은 경찰이 국민을 죽인 사건"이라며 "경찰은 신고가 떨어지면 최대한 빨리 출동해 현장을 찾아야 하는데 업무 처리가 극히 미숙했고, 112신고센터에 우수 인력를 배치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소남 의원은 "경찰의 정기적 금품수수와 같은 구조적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미봉적 대책이 아닌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김 내정자는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112신고센터 접수 직원이 숙련되지 못한 게 첫번째 원인이고 지령을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제대로 수색하지 못한 게 두번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룸살롱 황제 로비파문에 대해서는 "일부 경찰이 부패 문제에 연루돼서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일부 존재하는 부정부패의 싹을 도려내고 외부 통제장치까지 도입해 복합적이고 심도있는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13명의 경찰이 파견됐는데 이를 사과하고 철수시킬 용의가 있나"라고 추궁했다.
김 내정자의 위장 전입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내정자는 지난 2006년 1월 실제 살던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빌라에서 주소지만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로 옮겨 위장전입을 한 사실이 드러났고, 김 내정자는 딸의 고등학교 전학 문제로 주소지를 옮겼다고 시인한 바 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위장전입은 현 정부 인사청문회의 단골메뉴"라며 "현행법을 위반한 것인데 사과 한마디로 넘어가서 되겠나"라고 추궁했다.
김 내정자는 "경찰청장 내정자로서 실정법을 위반해서 국민 여러분과 경찰 조직원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행안위는 이날 청문회를 마친 뒤 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