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선선해지면서 골프장을 찾는 골프매니아들의 발걸음이 활발해 지고 있습니다. 넓게 뻗은 녹색 페어웨이 위로 멋진 스윙으로 골프공을 날리는 상상은 골프매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기 충분합니다.
골프가 상당히 대중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지만 우리 세법은 아직까지 골프를 '중(重)과세'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반 회원제 골프장 입장시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고, 골프장에 대해서는 재산세(지방세)와 같은 각종 세금을 높은 세율로 과세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 년 전 골프장과 지자체 사이에 골프장내 설치된 특정 시설물을 놓고 세금다툼이 벌어졌습니다. 현재 법정 공방이 진행되고 있는데 법원마다 다소 엇갈리는 판결을 내놓으면서 좀처럼 매듭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골프장에 설치된 잔디 관리용 스프링클러 시설을 둘러싼 대립입니다. 이 다툼의 시발점이 된 것은 조세심판원의 결정이었습니다. 아직 법정다툼이 한 방향으로 결론지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효합니다. 심판원의 결정내용은 무엇이었을까요.
□ 스프링클러, '중과세 대상이다'vs'아니다' = 지자체들이 각 골프장들이 만들어 놓은 스프링클러 시설을 중과세 대상으로 본 이유는 무엇인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현행 지방세법상은 토지에 정착하거나 지하 또는 다른 구조물에 설치하는 급·배수시설(송수관 연결시설 포함)을 재산세 과세대상 건축물로 규정하고 있고 골프장용 부동산 중 일부(구분 등록 대상 토지 및 건축물)를 재산세 중과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스프링클러 시설을 급·배수시설로 본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다소 애매한 구석이 많지만, 각 지자체들은 스프링클러 시설이 골프장의 효용을 증대시키기 위한 잔디생육에 필요한 수분공급을 목적으로 한 시설이기 때문에 급·배수시설임과 동시에 중과세 대상 건축물로 판단한 것입니다.
골프장들은 지자체들의 주장이 말이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현행 규정상 스프링클러 시설은 구분 등록된 골프장내 건축물이 아닌, 기타 건축물이기 때문에 이를 골프장용 건축물로 간주해 중과세율(40/1000)을 적용해 재산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어차피, 스프링클러 시설이 급·배수시설이라는 점에서 구분 등록 여부는 과세판단에서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지자체 손 들어주는 심판원, '대법'의 판단은? = 현재까지 상당수의 골프장들이 지자체 과세에 반발, 심판원에 불복청구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심판원의 결정은 한결 같습니다. 지자체의 과세논리가 맞다는 것이지요.
심판원은 지자체들이 내세운 주장을 그대로 인용, 골프장들이 제기한 과세불복건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렸습니다. 최근에도 한 골프장이 제기한 유사 과세불복건을 기각결정(2012지0217)했습니다.
현재 심판원에 과세불복을 제기했다가 기각결정을 받은 골프장들은 각각 법정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느 지역 법원은 골프장들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고, 어느 지역 법원은 지자체 손을 들어주는 등 결론이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일부 골프장들의 선행 소송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지면 일거에 정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결국 대법원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골프장과 지자체가 이 문제를 둘러싼 공방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