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담합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했던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이 "4대강 담합 조사 지연으로 1조원 이상의 혈세가 낭비됐다"면서 "해당 건설사들에게 납득할만한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4일 오전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전국 4대강 공사에 현대건설 등 6개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12개 건설회사들이 서로 나눠먹기를 했다는 주장은 이미 지난 2009년에 제기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당시 평균 낙찰률이 93.4%나 됐고, 3000억원 짜리 공사에서 1위와 2위의 가격 차이가 1000만원에 불과한 등 이상한 점이 발견돼 조사한 결과, 어느 음식점에서 어떤 회사들이 모여서 담합했는지까지 공개적으로 밝혔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은 이미 2008년 말경에 대운하 사업을 위해 의논을 해왔고, 대운하가 4대강 사업으로 전환된 2009년에는 어느 공구에 입찰하고, 어디에는 들러리만 설 것인지 짜맞추기 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당시 구체적인 정황과 날짜까지 제시했는데도 공정위의 수사가 2년 이상 지지부진했던 것은, 경제검찰인 공정위가 청와대의 한 마디에 왔다갔다하면서 정략적으로 시간을 끌어온 탓이라고도 말했다.
이 의원이 담합을 의혹을 제기하자 정호열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정황을 포착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가, 다음 날 박재완 당시 국정기획수석이 내용을 부인하자 공정위에서 입장을 뒤집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1차 공사에서만 4조원 중 1조원 넘게 국민 혈세가 낭비됐다고 나왔는데, 당시 미리 담합을 밝혀냈다면 2차, 3차 공사를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수주액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갔고, 건설경기 침체를 감안해 달라는 건설사들의 주장에 대해 "경쟁입찰이었으면 65%선에서 끝났을 것을 턴키 입찰로 93%의 돈을 빼갔다"고 일축했다.
그는 "담합은 어느 경우에도 합리화될 수 없는 것으로, 납득할한만 수준의 과징금으로 건설회사들이 부담을 느낄만큼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2009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4대강 턴키 공사와 관련해 입찰 금액에 차이가 없어 담합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바 있다. 그러나 조사에 지지부진하던 공정위가 최근 2년 8개월만에 제재에 나서 의혹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