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대금업을 영위하며 불법행위를 일삼는 악덕 사채업자들이 국가적 골치덩어리로 떠 오른지 오래 전 일이다. 범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근절책을 실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음지에서 암암리에 활동하는 이들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비단 악덕 사채업자 뿐만이 아니다. 교묘한 수법을 통해 중산서민들의 삶을 괴롭히고 세금은 탈루해, 제 잇속만 챙기는 악덕 업자들의 발호는 계속되고 있다. 이들을 국세청은 '민생침해탈세자'로 통칭,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세청은 이들 민생침해탈세자 105건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해 2114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남은 하반기에도 조사역량을 집중, 이들을 철저하게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 사채업계 '큰 손', 악독한 돈놀이의 결말은? = A씨는 자타공인 사채업계 큰 손. 그는 상장회사 대주주에게 유상증자 자금을 대여한 후 금감원에 주금가장납입으로 고발, 회사를 상장폐지 시키겠다고 협박, 1일 최고 4%(연 1460%)를 초과하는 살인적 고리를 갈취했다.
그는 부동산 계약 등 자금력 과시가 필요한 사업자에게 재력제시용 초단기 자금대여시 원금 1억원당 통상 20만원(연이율 73%)에서 자금수요가 집중되는 연말의 경우 200만원(연이율 730%)의 이자를 수취하는 등 거머리처럼 사업자의 피를 빨았다.
세무조사 등을 피하기 위해 형을 '바지사장'으로 앉혀두고, 각종 계약서와 사채이자 기록 수첩 등은 차명 개설한 은행 대여금고에 숨겨둔 채 사업을 계속하다 국세청에 걸려들었다.
국세청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차명 대여금고를 강제 개방, 4상자 분량의 증빙을 확보해 그가 탈루한 이자소득 437억원을 찾아냈다. 국세청은 A씨에게 196억원의 소득세와 함께 조세범처벌법에 따른 고발이라는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 힘없는 노인 속여, 배 채운 악랄한 그들…
= 효능이 의심되는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는 B회사는 관광버스를 동원해 농어촌지역 경로당이나 양로원을 방문, 선심성 공짜 관광·선물을 미끼로 노인들을 회사 홍보관에 초청, 건강보조식품을 고가로 판매했다.
특히 유명 운동선수나 전문강사를 세워 과장광고로 노인들을 현혹, 매입가격의 10배에 달하는 고가판매로 폭리를 취하고 반품과 환불은 거부, 노인들에 피해를 끼쳤다. 300억원의 수입을 신고누락한 뒤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흥청망청 써버렸다.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해 본 결과 이 회사는 소득을 숨기기 위해 고객명단과 매출현황을 대표자의 집 컴퓨터로 관리하는 등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274억원, 조세범처벌법에 따른 고발, 노인들을 괴롭힌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됐다.
□ 상조부금 횡령, 알선수수료 신고누락…욕심쟁이 사주 = 수십만명의 회원이 가입한 유명 상조법인을 운영하는 C씨는 상조부금을 횡령할 목적으로 개인명의 장의용역 관련 유령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가 장의용역 업무를 수행한 것처럼 위장해 상조부금 302억원을 빼돌렸다.
또한 납골당, 장례식장, 꽃집 등 거래처로부터 34억원의 알선수수료를 지급받은 뒤 신고누락 이 돈을 펀드투자, 자녀유학비용, 부동산 구입 등 개인용도로 다 써버렸다. 국세청은 C씨가 세운 유령회사에 103억원의 법인세를 부과하는 등 응분의 조치를 취했다.
□ FTA효과는 내것, 악덕 업자의 말로 = 인테리어 공사업체 D사는 FTA 수혜품목을 취급하는 유통업체로 FTA발효 후 관세인하로 가격인하 요인이 있으나 판매가격은 한 푼도 깎지 않고 폭리를 취했다.
이익이 급격히 늘자 판매점 인테리어 공사비를 과다계상해 실제 공사비보다 부풀린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취하고 그 차액은 종업원 등의 차명계좌로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기업자금을 유출, 사주인 대표이사의 개인자금에 사용할 목적으로 사주본인의 인건비 60억원을 과다 지급해 세금을 탈루했다.
국세청은 해당 법인에 5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