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세무당국이 스위스 은행에 재산을 은닉한 독일인들을 파악하기 위해 영국민간 은행인 코우츠(Coutts)로부터 고객 기밀 정보를 매입했다.
14일(현지시간) 독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독일의 북 라인베스트벨리아 세무당국은 코우츠 은행의 스위스 취리히 점에 계좌를 개설한 독일 부자 1000여명의 명단이 담긴 CD를 입수하기 위해 350만달러를 지불했다.
스코틀랜드 왕립은행(RBS) 소유의 코우츠 은행 대변인은 고객정보 유출 사실을 인정하면서 "조사결과 위법 사실이 드러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고객정보 보호를 매우 신중하게 다룬다"라고 답했다.
독일의 북 라인베스트벨리아 세무 당국은 과거에도 조세회피 혐의가 있는 부유층들을 파악하기 위해 스위스 은행으로부터 고객 정보를 사들여 수백명의 탈세자를 조사한 바 있다. 현재 정보 판매자의 신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철저한 계좌 비밀주의 원칙을 고수하는 스위스는 이 같은 사례로 고객들의 이탈을 우려해 지난해 독일 세무 직원 3명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독일과 스위스는 지난 4월 스위스 은행 계좌에 은닉된 독일 자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새로운 조세 협정에 합의했으나 독일 야당이 주도권을 쥔 지방 여러 주의 반대로 의회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독일에서는 조세회피 행위자에 대해 조세 범죄자라고 부를 만큼 사회적으로 중대한 죄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앞서 독일 당국은 탈세 혐의와 관련해 크레디트스위스의 독일인 고객 5000여명을 조사 중 이며, 이 중 일부에 대해 가택 수색을 단행하는 등 탈세조사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