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등으로 몰래 몸집을 불리고도 조사당국에 전혀 신고하지 않은 21개 기업이 적발돼 과태료를 내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17일 총 679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기업결합 신고의무' 이행여부 일제점검을 실시, 22건의 위반행위를 적발하고 2억원 규모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 규모가 신고회사와 상대회사 각각 2000억원, 200억원 이상이고 주식취득, 임원겸임, 합병, 영업양수, 회사설립 등에 참여할 경우 반드시 기업결합 신고를 마쳐야한다.
기업결합 신고의무는 무분별한 합병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장독점을 예방하고, 원활한 시장 경쟁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공정위는 국내 기업들의 기업결합 신고의무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자 지난 5월 국내 679개 상장회사의 지난해 상장공시 내용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기업결합과 관련있는 공시 건수는 1359건으로 나타났고, 약 1.6%에 해당하는 22건이 신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신고 기업결합 유형은 합병이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식취득 5건, 회사설립 3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21개 기업 중 국내 유명 대기업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고의적인 미신고가 아닌 단순 실수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정위는 최근 기업결합 신고의무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과태료 등 위반시 제재 수위를 한층 높였다.
사전신고 위반의 경우 과태료 기본금액을 기존 750∼2000만원에서 1500∼4000만원으로 2배 올렸고, 사후신고 위반 과태료도 100∼300만원 수준을 400∼1200만원으로 4배 상향 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기업결합 대상 회사들의 신고의무 준수 의식을 확산시키고, 기업결합 심사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업결합 신고 관련 규정을 개선하는 등 기업들의 법위반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