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고가주택 구입에 대한 보증을 제한하고 있는 공사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수천억원의 중도금보증을 해줘 물의를 일으켰다.
31일 감사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 기관운영감사에서 지난 2009년 7월 공사 직원들이 9~17억원의 고가주택 765세대의 수분양자들에게 1419억원의 일반중도금보증을 공급한 것을 적발하고 관련 직원들에 대해 문책을 요구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법은 서민층의 주택 구입 등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목적으로 고가주택 구입에 대한 보증을 제한하고 있다.
이번에 문책 요구가 내려진 직원들은 공사법에 따른 고가주택 보증제한 사항은 검토하지 않은 채 고가의 분양주택 2047세대 전체에 대한 일반중도금보증 집단승인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고가주택에 대한 일반중도금보증 건별 승인을 차단하기 위해 '주택위탁보증 온라인시스템' 전산입력 제한조치가 취해지자 집단승인 및 취소가 영업점장 전결사항이라는 이유로 원상회복 차원에서 전산입력 제한조치를 해제하기까지 했다.
감사원은 "공사법 등을 보면 신용보증의 대상이 되는 주택에도 고가주택 제외 규정이 적용됨은 명백하다"며 "공사 내규에 명시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공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고가주택 제외 규정이 일반중도금보증에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공사 내규가 공사법에 우선한다는 주장이므로 변명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해당 지사와 담당 팀장, 부장 등에 대해 인사규정에 따른 징계처분을 할 것을 공사 측에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