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태풍 사례 보니 전월대비 15%까지 폭등
연이은 태풍으로 농수산품 가격이 급등해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과거 태풍이 덮쳤을 때 신선식품 물가가 최대 15%까지 폭등한 만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물가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2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농경지의 태풍 피해 면적은 4만 3천59㏊로 집계됐다.
특히 과수 피해가 1만8천675ha에 달했다. 강풍으로 4천986ha 면적의 벼도 쓰러졌다. 닭, 오리, 돼지, 소 등도 30만 마리 넘게 죽었다. 전복 등 어패류가 폐사하고 해상양식장 1만6천111칸도 파손됐다.
이 때문에 채소ㆍ과일ㆍ생선류 등 신선식품 가격이 크게 올라 식탁물가가 위협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가락시장에서 쪽파(상등급ㆍ1kg) 한 단은 전날 82.4% 수직상승에 이어 33.3% 더 오른 5천원에 거래됐다. 두 달간 9배나 뛴 상추(흰엽ㆍ상등급) 값도전날보다 3.5% 비싸졌다.
수산물값도 치솟았다. 원근해 조업이 중단된데다 양식장 피해도 컸던 탓이다. 같은 날 노량진 시장에서 우럭은 전날보다 90% 가까이 폭등한 kg당 9천500원에 팔렸다.
과일류는 아직 가격 변동이 없지만 강풍에 시설물 피해와 낙과가 속출한 사과ㆍ배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뛰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볼라벤과 덴빈에 이어 태풍이 계속 등장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추석 상차림 물가가 최악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 주 원 수석연구원은 "과거에도 추석을 앞두고 상륙한 태풍에 물가가 많이 올랐다"며 "올해도 이례적으로 태풍이 연달아 와 추석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10년간 태풍 피해 직후 월간 신선식품 물가 상승률은 15%까지 급등했다.
역대 태풍 중 가장 피해액이 컸던 2002년 '루사'는 추석(9월30일)을 한 달 앞둔 8월30일 상륙해 농경지 1만7천ha에 피해를 줬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당시 루사 때문에 전달 4.4%(이하 전월대비) 하락했던 신선식품 물가가 9월 10.2% 급등했다.
두 번째로 피해액이 컸던 '매미'(2003년9월12일)는 추석 연휴 중 한반도를 덮쳐 추석 물가엔 직접 영향이 없었다. 그러나 그달 신선식품 물가는 전월보다 12.6% 치솟았다.
2005년 8월 말 한반도를 휩쓴 '나비'는 9월 물가상승률을 8월의 2배인 5.8%로 끌어올려 추석(9월18일) 물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2007년 9월13일 상륙한 '나리'로 9월(추석 9월25일) 신선식품은 8.8% 비싸졌고 2010년 8월29일 우리나라를 강타한 '곤파스'는 신선식품 물가상승률을 8월 8.2%에서 9월 무려 15.7%까지 올려놨다.
LG경제연구원 강중구 책임연구원은 "항상 수확기에 태풍이 오기 때문에 관련 대응이 필요하다"며 "다만 태풍과 같은 계절 요인은 미리 선제대응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