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신용위험관리 강화 필요
정부, 조세사각지대 축소로 재정 확보해야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하면서 금융시스템의 안정에도 위협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강종구 한국은행 거시건전성연구부장은 14일 인천 인재개발원에 진행된 기자실 워크숍에서 '인구구조 변화와 금융안정'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2012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인구비중이 하락해 2013년부터 2050년까지 20.4%p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는 기대수명의 연장과 출산율 둔화가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일본이나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나 세계 인구구조 변화와 비교해도 생산가능인구 감소추세가 급격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
또 이 같은 급격한 인구감소는 실물경제 및 금융시스템의 안정에도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 부장은 "생산가능인구비중의 하락은 노동공급 및 경제주체의 행태변화를 통해 금융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은이 1960년부터 2010년까지 OECD 27개국의 연간 패널자료를 사용해 분석한 결과 경제 및 금융 변수들이 생산가능인구비중 하락시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생산가능인구비중 하락은 노동공급 감소와 생산성 향상 저하 등을 통해 경제성장률과 1인당 소득증가율을 저하시키고, 자금수요의 위축을 유발해 실질금리 하락압력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난 것.
또 소비증가율가 물가상승률을 낮출 뿐만 아니라 자산수요 감소를 통해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격 상승률도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 부장은 "생산가능인구비중 감소는 안전자산 선호도의 상승을 통해 GDP 대비 은행예금 및 채권잔액의 비율은 상승시키고,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비율은 하락시키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정부의 복지비용은 확대시키는 반면 세수는 감소시켜 정부부채 비율을 상승시킨다"고 설명했다.
생산가능인구 비중 하락에 따른 영향으로는 ▲소득 증가세 둔화로 인한 차주의 부채상환능력 저하 ▲금융기관 수익성 감소 ▲자산가격 상승률 둔화 ▲위험자산 기피 정도의 상승으로 주식시장을 통한 자본확충 여력 축소 ▲정부부채비율 상승 등이 꼽혔다.
생산가능인구 비중의 급격한 감소는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을 저하시켜 금융시스템의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정부부채비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금융시스템 위협에 대비해 금융기관 및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도 주문됐다.
강 부장은 "금융기관의 경우 높은 수준의 자본비율을 조기에 확보하고 부채규모 대비 소득창출능력이 낮은 가계를 중심으로 신용위험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며 "저신용 차주의 비중이 높은 비은행권에 대해서도 규제 및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정책당국은 부동산가격 하락이 시스템위험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위험자산 기피정도의 확대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금융시장 투자 환경 개선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 볼 때 복지와 재정 확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일은 쉽지 않을 일이다.
생산가능인구 비중 축소와 노년층의 증가에 따른 의료 등 복지시스템 개선을 진행하며 동시에 재정운용 취약성을 보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이에 강 부장은 "재정운용 취약성을 보강하려면 공기업 및 지방재정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세원투명성을 높여 조세사각지대를 축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안정적인 실물경제 여건 조성을 위해서 중소기업, 벤처기업의 투자환경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