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경제장관간담회에서 발표된 카드사 현금대출 규제완화방안의 목적은 소비진작이 아닌 급격한 소비위축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28일 밝혔다.
재경부의 이날 발표는 신용불량자 양산과 가계신용 부실화의 진원지로 거론되고 있는 카드사에 대한 일방적 편의 제공이라는 비난에 대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재경부는 규제완화에 따른 가계대출 부실화의 재현 우려에 대해서도 "상반기에 카드채 유통 실종에 따른 위기를 겪은 카드사가 유동성 상의 여유가 없고 현금대출로 큰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없다" 고 설명했다.
재경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카드사들의 대출채권(현금대출 관련)이 7조4000억원이나 줄었지만 지난 2분기 현금대출 비중은 67.9%로 지난해 4분기(67.0%)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금년 들어 경기가 둔화되고 유동성 확보를 카드사가 기업구매전용카드 사업에서 철수함에 따라 신용판매액이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또 규제완화 전 시한(2004년)까지 현금대출 비중을 50%이하로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20조원 이상의 현금대출 감축이 필요, 정상적인 현금대출 채권 회수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신용불량자 양산과 전체 카드업계의 연체증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 정책 결정의 배경이라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대환대출을 현금대출 비율 산정시 제외한 이유에 대해서는 "카드사가 규제비율 준수를 위해서 정상현금대출을 회수해 역시 신용불량자가 양산되는 결과를 낳을 것" 이라고 밝혔다. 또 현금대출 준수시한을 2007년까지 연장할 경우 대환대출 잔액도 13조3000억원(2004년 전망치), 10조원(05년), 6조7000억원(06년), 3조4000억원(07년말) 등으로 매해 감축될 것으로 예측했다.
박재식 재경부 보험제도과장은 "규제완화의 목적은 비율준수를 위해 카드사들이 정상적인 자산을 무리하게 감축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 이라며 "이는 소비진작이 아닌 과도한 소비위축을 방지하는 소극적인 목적"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사에 대한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는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번 조치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카드사에 대한 편의적인 규제완화는 금융사에 대한 최소한의 건전성 규제라는 틀을 무너뜨리는 것" 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