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 영업이익 개념 들쑥날쑥…K-GAAP으로 다시 돌아가야
지난해부터 주권상장법인을 대상으로 도입된 K-IFRS(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의 실적 '착시현상'이 자본시장의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면서 이전의 K-GAAP기준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등 대안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구 K-GAAP에서는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 및 관리비를 뺀 값을 영업이익으로 정했으나 원칙중심의 IFRS는 기본적으로 영업이익에 포함될 수 있는 항목을 기업이 자율적으로 정하거나 아예 영업이익 표시를 하지 않는 것을 허용한다.
이로 인해 손익계산서상 영업이익 개념이 회사마다 들쑥날쑥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결국 기업 재무정보의 비교가능성을 저해하고 재무제표 유용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지난해 K해운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30.7% 급증한 1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중 145억원은 가스선 매각대금으로 전년까지는 영업외소득으로 간주돼 영업이익으로 잡히지 않은 금액이었다. 선박매각대금이 기타수익비용으로 분류되면서 영업이익이 껑충 뛴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한 유명 소프트웨어 업체의 경우 사옥매각 차익을 영업이익으로 반영해 지난 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9%로 크게 올라 공시를 띄우자마자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그 외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상장폐지 되는 코스닥시장 규정 때문에 일회성 이익요인을 영업이익 부문으로 분류해 가짜 영업이익을 만드는 사례도 잇따랐다.
이와는 반대로 IFRS로 작성한 재무제표에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흑자인 기업들도 있다.
반도체업체 KEC는 올 상반기 1462억원의 매출에 영업손실은 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임대료 수익, 유형자산 처분이익 등 기타수익과 외화차손 등 기타비용이 포함된 탓에 영업손실이 크게 반영 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타손익을 제외하면 KEC는 35억원의 흑자기업이다.
이에 한국회계기준원은 올해 초 IFRS 적용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구 K-GAAP방식으로 영업이익 표시를 의무화하는 법을 개정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 올렸다.
회계기준원은 이번 개정으로 IFRS 원칙 준수 아래 기업 간 연도별 비교가 가능해져 회계작성자인 기업이나 이용자인 투자자·채권자 모두의 애로사항이 해소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개정안은 금융위원회 보고를 거쳐 2012년 10월 경 최종 확정·공표 될 예정이며, 12월 31일을 회계연도 종료일로 하는 기업의 경우 내년 3월 이후 제출해야 하는 2012 감사보고서에 적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