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검찰진술 동영상 문제가 결국 국세청 국정감사를 파행 아닌 파행으로 몰고 갔다. 안 전 국장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지난 기획재정부 국정감사(5일·8일) 당시에도 논란을 벌였던 여야는 11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로 논란을 벌였다.
오전 10시25분경부터 시작한 국세청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국세청의 참고인 소지품 검사 문제로 소란이 일었고, 첫 질의자로 나선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이 안원구 전 국장 검찰진술 동영상 상영 여부를 놓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는 등 제대로 된 국정감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안 의원은 여야의원간 고성이 오고간 끝에 동영상을 상영하고 준비해 온 질의를 진행했다.
문제는 그 이후. 안 의원의 질의가 시작되자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이 이를 끊고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한 것과 강길부 위원장이 동영상에 나오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안원구 전 국장이 증인채택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동영상 상영을 제지한 문제가 곪아 터진 것이다.
안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김광림 의원은 "증인채택이 되지 않은 사람들이 나오는 동영상을 상영한 것은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도 "증인채택과 관련해 굉장히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 증인채택을 거부하면 동영상을 트는 전례를 남긴 것이다. 이 문제를 국회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의원은 "동영상 상영 전 법적 검토를 충분히 했고, 책임지겠다고 했다. 그것보다 상대 의원이 질의를 하는 도중,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며 끼어들어 질의를 방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의원의 질의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며 김광림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은 김광림 의원의 부적절한 의사진행 발언 문제로 옮아갔다.
설훈 민주통합당 의원은 "의원이 정부를 상대로 질의하는데 어떤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 있다고 무조건 허용하면 되겠는가. 의원이 질의를 하는 동안 다른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을 받아들이면 안된다. 위원장이 사과를 해야 할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성호·최재성 민주통합당 의원,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 등이 번갈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상대방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루한 '탁상공론'을 계속했다. 이에 강길부 위원장이 "의원 질의 도중 의사진행 발언을 허용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했다"고 사과성 발언을 하면서 문제를 일닥란 시켰다.
상황이 정리된 이후 이어진 박원석 무소속 의원이 오전 국정감사 마지막 질의자로 나섰다. 박 의원의 질의 또한 '안원구' 문제로 점철됐다. 박 의원은 국세청이 안 전 국장을 감금하고 감찰조사를 진행한 부분을 집중 거론하며 숨기고 싶은 국세청의 과거 치부를 파헤쳤다.
특히 박 의원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지난 2008년 조직한 특별감찰팀 계장으로 일했던 전창철 전 국세청 사무관의 검찰 진술조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특별감찰팀은 사실상 한 전 국세청장의 '심부름팀' 이었다. (한 전 국세청장 퇴임후)없어졌다. 항간에 이 국세청장과 안원구 전 국장이 모두 TK출신인데 승승장구한 안 전 국장을 제거하는데 이 국세청장이 배후라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이에 이 국세청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런 사실도 없고 할 이유도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이 국세청장은 "안 전 국장 사건은 검찰조사를 통해 이미 결론이 난 사안이다. 더 이상 이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