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산은, 기은, 인천공항 매각반대" 한목소리
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통해 제시한 8조원을 상회하는 대규모 세외수입 계획이 시작 전부터 흔들리는 모양새다.
정부는 당초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의 일환으로 기업은행, 산업은행, 인천공항공사 등 지분매각을 통해 내년 총 8조1000억원 상당의 세외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산안에 계상했지만, 여야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공기업 지분매각 방안이 균형재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허수라고 비판했다. 매각이 수차례 지연되고 있고 관련 법 통과도 불투명한 상황인데, 장부상 수입에 포함시켜 과대계상 했다는 것이다.
31일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설훈 민주통합당 의원은 "세외수입 가운데 기타수입증권 매각대금 8조1000억원이 계상되어 있는데 산업은행, 기업은행 매각되지 않는 게 벌써 몇 년 째인데 또 다시 넣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억지로 균형재정을 맞추기 위한 포석"이라고 비판했다.
정성호 의원도 "19대 국회 들어와서도 의원들이 지적한 사안인데,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매각대금을 세외수입 계상했는데 정부가 나름대로 원칙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이라고 해도 실현가능성이 낮은데 계속 올리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미 의원은 "국회가 지적해도 수치를 맞춰서 균형재정을 맞추겠다는 거짓예산이다. 안될 껄 뻔히 알면서 (세외수입으로) 넣은 것은 국민을 속이고 국회를 무시한 것이다. 예산안이 통과될 때까지 진통이 불가피하고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 인사들도 정부 매각계획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은 "(공기업 지분을) 매각해서 재원확보하려는 고충은 이해가 되지만, 다른 세수확보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학용 의원도 이날 진행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균형재정 맞추기 위한 방안으로 기업은행 5조1000억원, 산업은행 2조6000억원, 인천공항공사 4000억원 등 8조1000억원의 세외수입을 계상했는데 헐값 매각 문제 외에도 이런 자산이 경제성장의 과실인 만큼 한꺼번에 파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