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경제정책 검증대…'부자감세', '경제민주화' 공방(종합)

文, 박 후보 부자감세 맹공, 朴 대기업 정책 비판으로 응수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대선 후보 2차 TV토론(경제분야)에 참석한 각 당 대선 후보들은 각 후보가 제시한 세부 경제정책들에 대해 '현미경' 검증에 나섰다.

특히 후보들은 토론과정에서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재원방안 부분을 토론하면서 부자감세 논란을 재현했고, 경제민주화 정책 중 대기업 규제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첫 논란은 박 근혜 후보의 줄푸세 정책부터 불거졌다.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줄푸세가 맥을 같이 한다고 하는데 이 줄푸세는 바로 부자들과 재벌, 대기업의 세금을 줄여주고 규제를 풀어주자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이명박 정부가 했던 부자감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줄푸세와 부자감세 정책이 다른점이 무엇이냐"며 박 후보가 내세운 줄푸세 정책으로는 경제민주화 정책을 온전히 할 수 없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에 박 후보는 "감세정책의 효과가 중산층과 저소득층 중심으로 상당 부분 돌아갔다“며 줄푸세 정책과 경제민주화가 동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두 후보는 각각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공과를 논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박 후보가 "참여정부 때 양극화가 오히려 심해졌다"고 비판하자, 문 후보는 "참여정부는 2007년에 이미 대선으로 심판받았다. 지금은 이명박 정부가 실정한 결과를 나타낸 2012년"이라며 응수했다.

부자감세 논쟁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시각을 보였다. 문 후보는 특정 대기업에게 과도한 세금감면이 돌아갔다고 비판을 날을 세운 반면, 박 후보는 서민, 중산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갔다며 감세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했다.

경제민주화 정책과 관련, 양 후보는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특히 순환출자 해소방안에 대해 박 후보는 '신규' 대기업에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문 후보는 '기존' 대기업들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차별성을 나타냈다.

박 후보는 "참여정부는 출총제를 폐지한다고 했다가 무력화 시켰고, 계열분리명령제도 하지 않았다. 공정위에 전속고발권을 주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며 "그 때는 약속을 실천하지 않고 왜 지금 공약으로 내걸었느냐"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와 그 지지세력, 시민사회 세력과 함께 통합정치를 한다고 해서 모든 정책이 백프로 일치할 수는 없다"며 "99% 일치하면 충분하다. 나머지 1%는 문재인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각 후보는 복지정책 공약을 약속하면서도 서로 다른 재원방안 구상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문 후보와 이 후보는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고소득층, 대기업에 대한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박 후보는 "비효율적인 정부 씀씀이 줄여 60%의 재원을 마련하고 세수확대를 통해 40%의 재원을 확보할 것"이라며 증세 정책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각 후보들은 복지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문 후보는 "복지가 곧 새로운 투자"라며 복지확대의 순기능을 역설했으나, 박 후보는 "재정건전성을 뛰어넘는 복지 포퓰리즘은 후대의 짐이 된다"며 야권의 보편적 복지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각 당 대선 후보들은 재벌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문제점에 대해 동일한 문제인식을 갖고, 재벌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한 목소리를 밝혀 주목을 끌었다.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에 있어서 대기업 개혁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며 "대기업이 잘못한 것은 철저히 개선하겠다. 특히 중소기업 영역침범, 골목상권 침해문제는 확실히 막겠다"고 말했고, 문 후보는 "소수재벌만이 아닌 국가구성원 모두 발전해야 한다. 재벌 대기업이 떡볶이집, 빵집을 해야 되겠나. 재벌은 세계와 경쟁해야 한다. 집권하면 재벌개혁 확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정희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도 어김없이 박근혜 후보의 저격수를 자청하며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박 후보가 받은 6억원의 비자금이 전형적 지하경제"라며 "로또 3등만 당첨돼도 150만원 받는데 서민들은 이 부분에 대한 세금까지 다 낸다. (박 후보는) 그 때 상속세와 증여세를 다 냈느냐"라고 따졌다.

이에 박 후보는 "그에 대해서는 다 답(사회 환원)을 하지 않았나. 나는 한번 한 약속은 꼭 지킨다"라며 "(내가 6억원을 받은 것은) 과거의 일이고 코 앞에 닥친 일부터 해결해야 하지 않느냐"고 맞받아치며 팽팽한 기싸움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