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정산과 올해 연말정산의 바뀐 점 중 가장 큰 부분은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등 지출에 대한 소득공제 분야다. 한동안 사업자들의 수입 파악을 위해 장려하던 신용카드 부분은 정책목표 달성이라는 미명하에 매년 소득공제 반영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반면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축소를 대신해 현금영수증 사용분 소득공제율을 현행보다 높였으며, 대중교통 이용분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소득공제하는 규정이 신설, 전체적인 공제한도는 다소 늘어났다.
13월의 월급이라고 불리는 연말정산이지만 실수하면 가산세 등 된서리를 얻어맞을 수도 있고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을 돌려보내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기에 새로 바뀐 세법을 체크하는 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 신용카드 소득공제, 총급여액 25% 초과해야 = 우선 신용카드 공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연봉의 1/4이상을 신용카드, 직불·체크카드, 현금영수증 등으로 지출해야 한다.
현행세법에 따르면 근로자가 신용카드 등으로 지출한 금액이 한 해 동안 받은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해야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공제대상은 신용카드, 직불·체크카드, 기명식 선불카드, 현금영수증, 직불전자지급수단, 기명식 선불전자지급수단 등으로 결제한 금액이다. 종전까지 소득공제를 허용했던 학원비 지로납부액은 공제대상에서 제외됐다.
또한 근로자 본인이 결제한 신용카드 대금뿐만 아니라 배우자, 부모(직계존속), 자녀(직계비속) 등이 사용한 금액도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배우자, 부모, 자녀 등은 따로 나이제한은 없지만 연간 소득금액이 1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연말정산 인적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본공제 대상자에 포함되더라도 근로자의 형제자매가 사용한 카드 대금은 소득공제를 한 푼도 받지 못한다.
□ 체크카드+전통시장+대중교통…공제혜택 '대박' = 이번 연말정산에도 신용카드 사용자보다 체크카드를 많이 사용한 근로자들이 더 많은 카드공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전통시장이나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했다면 두둑한 13월의 월급도 기대해볼만 하다.
직불·체크카드, 선불카드, 직불전자지급수단 등으로 결제한 카드사용 대금에 적용되는 공제율은 30%. 여기에 전통시장에서 결제한 대금도 신용카드, 체크카드에 관계없이 사용액의 30%를 공제받을 수 있으며, 전통시장 이용금액은 신용카드 공제 한도인 300만원에 더해 100만원까지 추가로 공제된다.
특히 이번 연말정산부터는 대중교통비 사용분에 대해서도 30%를 공제받을 수 있다. 대중교통비 이용금액은 신용카드 공제 한도인 400만원(전통시장 이용금액 포함)을 더해 100만원 추가로 공제된다.
쉽게 말해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전통시장과 대중교통을 애용한 근로자라면 최대 500만원까지 카드공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대중교통비 소득공제 대상은 지하철, 시내버스, 시외버스, 광역버스, 고속버스, KTX 등이며, 비행기, 배, 관광버스, 택시 등은 제외된다.
또한 현금영수증 공제율도 종전 20%에서 30%로 확대됐다. 반면 현금영수증 공제율이 확대되면서 신용카드공제율은 20%에서 15%로 축소됐고, 학원 수강료 중 지로로 납부한 금액은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 "소득공제 계산, 차근차근 따져보자" = 카드공제의 경우 신용카드, 직불·체크카드, 현금영수증, 전통시장·대중교통 사용액 등 지출항목별로 공제율이 다르고, 최소한 총급여액의 25% 이상을 카드로 결제해야 하는 등 조건도 까다로워 계산방법이 다소 복잡하다.
하지만 연말정산 소득공제 계산방법에 따라 차례대로 꼼꼼히 공제하면 근로자 혼자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공제금액을 알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총급여액이 4800만원인 근로자 A씨가 지난해 신용카드 대금으로 1300만원(대중교통 이용분 100만원 포함), 현금으로 800만원(전통시장 사용분 400만원 포함), 체크카드 사용으로 500만원(전통시장 사용분 100만원 포함)을 지출했다고 가정하자.
일단 A씨가 카드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지난해 총급여액의 25%인 1200만원(4800만원×25%)이 넘는 금액을 신용카드 등으로 사용했어야 한다.
A씨의 경우 신용카드 대금 1300만원, 현금 800만원, 체크카드 대금 600만원 등 2600만원을 카드로 결제한 만큼 상당한 카드공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공제문턱을 넘겼다면 신용카드→직불·체크카드→현금→전통시장·대중교통 사용분 순서대로 공제금액을 계산하면 된다.
카드공제는 공제문턱인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만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더 많은 공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공제율이 낮은 신용카드 사용금액부터 공제금액을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신용카드 사용액 1300만원에서 맨 마지막에 공제금액을 따로 계산해야 하는 대중교통 이용분 100만원을 뺀다. 1200만원(1300만원-100만원)에서 공제 문턱인 1200만원을 초과한 100만원에 대해 30%의 공제율을 적용하면 신용카드 공제액이 계산된다.
즉 1300만원의 신용카드 사용액 중에서 공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30만원 [{(1300만원-100만원)-1200만원}×30%]이다.
다음으로 체크카드 대금 공제액을 계산한다. 이미 신용카드 대금으로 공제 문턱을 넘었기 때문에 500만원에서 전통시장 이용분 100만원을 뺀 400만원 전액에 대해 30%를 공제 받을 수 있다. 현금영수증 사용액 중 공제 가능한 금액은 120만원{(500만원-100만원)×30%}.
이와 함께 현금으로 사용한 공제액도 계산한다. 현금으로 사용한 800만원에서 전통시장 사용분 400만원을 뺀 400만원 전액에 대해 30%를 공제 받을 수 있다. 현금영수증 사용액 중 공제 가능한 금액은 120만원{(800만원-400만원)×30%}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전통시장 사용분 500만원(신용카드 이용액 400만원＋체크카드 이용액 100만원)에 대해서도 30%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전통시장 이용분 공제금액은 150만원(500만원×30%)이다.
근로자 A씨가 연말정산을 통해 공제 받을 수 있는 카드대금은 신용카드 공제액 30만원, 체크카드 공제액 120만원, 현금영수증 공제액 120만원, 전통시장 이용분 공제액 150만원 등으로 총 420만원이다.
A씨가 계산한 공제금액인 420만원은 카드공제 한도인 300만원을 넘겼지만, 전통시장 이용분과 대중교통비에 대해 추가로 2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므로 420만원 전액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 신용카드로 결제한 의료비, 보험료, 공제혜택 가능할까 = 한편 이미 의료비 공제를 활용해 소득에서 공제 받은 카드로 결제한 의료비는 또 다시 카드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했더라도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금액이 있어, 근로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중 신용카드로 결제한 보험료는 신용카드 중복 공제가 불가능하다. 암보험 등 일반적인 보장성 보험 외에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연금보험 등 공적보험 납부액도 카드공제를 받지 못한다.
연말정산을 통해 이미 소득공제 받은 월세액도 카드공제로 중복 공제를 받을 수 없다.
외국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은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는 물론 카드로 결제한 뒤 취소한 금액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다.
특히 신차·중고차 등 차량을 구입하기 위해 할부로 납부한 카드대금은 소득공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개인사업자가 사업과 관련된 비용을 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소득공제를 한 푼도 받을 수 없고, 상품권 등 유가증권을 구입한 비용도 카드공제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신용카드 등으로 납부한 국세, 지방세, 전기요금, 수도료, 가스료, 전화료(정보사용료·인터넷이용료 포함), 아파트관리비, TV시청료(유선방송 등 포함), 도로통행료 등도 카드공제를 받을 수 없다.
부동산, 자동차, 골프회원권 등 취득세나 등록면허세가 부과되는 재산을 카드로 구입한 경우에도 카드공제를 받지 못하며, 카드로 낸 기부금도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Q&A로 풀어보는 '신용카드 공제'의 모든 것]
□ 맞벌이 부부는 신용카드 공제율 한 명이 몰아서 받을 수 있나? = 연간소득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배우자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공제 대상 금액이 아니다. 각각 연간소득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맞벌이 부부는 각자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만 공제 받을 수 있다.
□ 소득 없는 20세 이상 자녀가 쓴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은? = 연령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기본공제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소득금액이 연간 100만원 이하인 자녀가 사용한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은 근로자의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합산해 공제 받을 수 있다.
□ 기부금단체에 신용카드로 기부했을 때는? = 근로소득이 있는 거주자가 지정기부금 단체에 신용카드를 이용해 기부하는 경우 해당 신용카드결제금액은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대상금액이 아니다.
□ 지로 납부한 학원 수강료도 신용카드 공제대상에 해당되나? = 2012년12월31일 이전 지로납부한 학원의 수강료에 대해 신용카드 사용금액 소득공제가 가능했다. 하지만 2013년 1월1일 조세특례제한법의 개정으로 2013년1월1일부터는 지로납부한 학원 수강료는 공제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 신용카드로 자동차(신차, 중고차)를 구입한 경우는? = 지방세법상 취득세 미 등록면허세가 부과되는 재산 구입비용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 가족카드의 경우 공제 기준은 결제자인지 사용자인지? = 사용자 기준으로 소득공제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맞벌이 부부로서 부인명의로 발급받은 가족카드 사용액을 남편이 결제하는 경우, 해당 사용금액에 대해 부인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 결혼한 아내의 결혼 전 신용카드 대금은? = 공제 받을 수 없다. 혼인일 이후 사용한 금액만 공제대상에 포함되며, 배우자 연간소득금액도 1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 회사 접대비를 개인 신용카드로 결제한 경우는? = 종업원의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법인 비용에 해당하는 경우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 직장을 그만둔 아내가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 배우자가 공제받을 수 있나? = 아내의 연간 소득금액 합계액이 1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공제 받을 수 있다. 1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남편의 근로소득에서 공제 받을 수 없으며, 이 경우 아내가 퇴직 전에 사용한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한해 아내 자신의 근로소득금액에서 공제 받을 수 있다.
□ 신용카드로 지불한 의료비는 중복 공제 가능한가? = 동일한 의료비에 대해 의료비 공제와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를 모두 적용 받을 수 있다.
□ 함께 사는 '백수' 동생이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은? = 형제자매가 사용한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은 소득공제 대상이 아니다.
□ 입사 전이나 퇴사 후에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은? = 공제되지 않는다. 연말정산 소득공제는 근로 제공기간 중에 사용한 금액만 공제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휴직기간은 근로기간에 포함되므로 휴직시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은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 지난해 11월 신용카드를 사용해 6개월 할부로 결제한 금액은? = 신용카드 할부구입의 경우에도 구입시점을 기준으로 소득공제를 적용한다. 따라서 2013년 11월30일에 할부로 구입한 물품가격 전액을 2013년 근로소득 연말정산시 공제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