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지난 1월 열린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핀테크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핀테크 부서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금융소비자에게 보다 편리하면서도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핀테크의 비전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선 알리페이와 페이팔이 대표적인 핀테크 사례로 꼽히고 있다. 우리은행은 핀테크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이들 핀테크 기업과 어깨를 겨룰 시스템을 개발해 세계시장으로 진출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말 핀테크사업부를 신설했다. 당시는 핀테크가 화두로 제시되기 했지만 지금처럼 급물살을 타지 않았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취임 직후 "우리나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핀테크 시장을 선도하자"며 핀테크사업부를 신설했다. 이광구 은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2015년을 스마트뱅킹의 원년으로 삼고 혁신적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도입하자"며 핀테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 행장은 정체된 금융시장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핀테크를 꼽은 것이다.
우리은행 핀테크사업부는 은행 직원은 물론 계열사인 우리카드와 SI(시스템통합)기업인 우리FIS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IT전문가는 물론 금융 카드 법률 세무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ICT기반의 혁신적 금융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핀테크사업부는 ▲지급결제·송금 ▲新기술 발굴 ▲제휴·스타트업 ▲인터넷전문은행 등 4대 분야로 나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영수 우리은행 핀테크사업부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을 바탕으로 금융과 IT를 결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며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핀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황창규 KT 회장은 사물인터넷 기술 활용 핀테크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2월에는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애셋 매니지먼트 동산담보 대출관리 시스템'과 고객 맞춤 마케팅 시스템인 '기가 비콘 타겟 마케팅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애셋 매니지먼트 동산담보 대출관리 시스템은 자동차와 공장설비 등 관리가 어려운 동산 담보에 위치기반시스템을 적용해 관리를 효율화함으로써 동산대출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가 비콘 타겟 마케팅은 KT 근거리 통신기술을 이용한 마케팅 서비스로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근처를 지나가는 고객에게 스마트폰으로 상품안내와 쿠폰을 전송하는 서비스다.
고영수 부장은 "시범운영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라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스타트업 기업 지원으로 핀테크 기술 확보
우리은행은 스타트업 기업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핀테크사업부는 송금과정에서 사기거래를 방지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에 기술 및 법률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개발해 우리은행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고영수 부장은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은 편리하면서도 보안성 높은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며 "스타트업 기업들과 관련 기술을 함께 개발 중이며 이런 서비스를 통해 우리은행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보이스피싱과 물품거래 결제사기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은행은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 관련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핀테크사업부는 지난달 31일 '우리 핀테크 늘품터'를 열었다.
늘품터는 금융지원 등 은행의 도움이 절실한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이 우리은행과 접촉할 수 있는 채널이다. 우리은행 핀테크사업부는 컨설팅을 통한 사업화 지원과 함께 외부기관 연계 컨설팅, 핀테크 사업 아이템 경연 및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고 부장은 "늘품터를 통해 발굴한 사업은 은행의 서비스로 도입할 것"이라며 "은행 및 계열사 부서장급이 참여하는 '핀테크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에 빠른 금융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 핀테크 늘품터는 스타트업 기업이 가지고 있는 좋은 기술을 알릴 수 있는 장(場)인 동시에 신속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또 스타트업 기업들과 공동 개발한 핀테크 기술을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고영수 부장은 "고객들이 원하는 핀테크 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해외에 진출시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겠다"며 우리은행 핀테크사업부의 비전을 제시했다.
고 부장은 이어 "핀테크의 대표주자로 미국의 페이팔과 중국의 알리페이가 꼽히고 있지만 우리가 이보다 더 좋은 '우리페이'를 만들지 말란 법이 없다"며 "차별화된 핀테크를 통해 편리하면서도 안전한 성공모델을 만들고 이를 해외시장에 내다파는 비즈니스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