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쌍문동 골목길 친구들. 찰떡호흡 연기로 끈끈했던 그 시절을 되살렸다.
<사진은 '응답하라 1988' 페이스북>
응칠·응사 이어 '응팔앓이'
5회 만에 시청률 두자릿수
시작하자마자 터졌다. 돌아온 직후 대박행진. 본편보다 나은 후속작은 없다는 불문율을 깨고 흥행으로 응답했다.
'응칠앓이', '응사앓이' 등의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케이블 채널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었던 '응답하라' 시리즈가 '응답하라 198'’로 돌아와 '응팔앓이'를 부추기고 있다.
시작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응답하라 1988' 첫 회 시청률은 6.1%를 기록했다. 앞서 시리즈의 시작인 '응답하라 1997' 첫 회 시청률은 1.2%, '응답하라 1994'는 2.5%였다. '응답하라 1988'은 전작들보다 3~5배 높은 시청률로 출발한 셈이다. 이후 시청률 고공행진에 돌입해 5회만에 10%를 넘겼으며 10회 13.4%까지 찍었다.
'응답하라 1988'은 시작 전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았다. 성공을 거둔 전작들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상부터 시리즈의 주요 스토리 라인인 '남편찾기'가 또 펼쳐진다고 예고돼 식상하다는 소리를 들어야했다. 여주인공인 걸스데이의 혜리가 그동안 드라마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점도 한몫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는 기우였다. 출연진의 호흡은 전작과 다를 바 없었고 혜리의 연기는 물이 올랐다. 한회, 한회 진행될수록 시청자 반응은 뜨거워졌고 '응답하라' 시리즈의 가장 큰 무기인 공감대 형성에 대한 긍정표가 늘어갔다.
◆'응답하라 1988'은 가족·이웃 이야기와 공감대 형성으로 나날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응답하라 1988' 포스터>
그러자 소방차에 열광하고 '마이마이'를 갖고 싶었으며 민주화운동에 목소리를 높였던 이들이 응답하고 나섰다.
곤로 등 소품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오히려 시청자들이 작품에 더 흥미를 갖는 기폭제가 됐다. 촌스럽게 느껴졌던 드라마 속 패션이 복고열풍을 타고 현재 20대 청년들에게 넘어가기도 했다. SNS 등에는 '청청패션' 등 극중 출연진이 입고 나온 패션을 따라한 인증샷이 속속 등장했으며 길거리에서 "아이고 성사장~아이고 김사장~" 같은 그 시절 개그가 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예고됐던 '남편찾기' 로맨스보다 가족·이웃의 사는 이야기가 더 무게감 있게 그려져 호응을 얻었다. 쌍문동 골목 이웃사촌 간에 반찬을 나눠먹는 장면은 어려운 생활에도 마음은 따뜻했던 옛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옆집에서 일어난 일도 내 가족처럼 기뻐하고 슬퍼했던 시절이 소환됐고 부모·자식간 삭막한 요즘과 달리 끈끈한 가족애가 연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나 감동을 더했다.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는 "매회 기승전결이 다 있는 에피소드 형식이라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남편찾기'"라며 "하지만 가족이야기가 남편찾기에 가려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코믹가족극을 표방했다"고 전했다.
또 '응답하라' 시리즈의 전매특허인 신선한 얼굴의 발견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통했다. 방송 전에는 혜리, 고경표, 김성균 등 이미 익숙한 스타들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첫 전파를 타고 난 뒤 류준열, 이동휘, 류혜영 등 출중한 연기력에도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배우들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 '응답하라' 페이스북에는 묵묵히 성덕선(혜리)을 신경써주는 정환(류준열)에 푹 빠졌다고 호소하는 여성들의 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각 배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을 캐스팅했다"라는 신 PD의 말처럼 앞으로 이들이 어떤 활약을 펼치며 안방극장에 진한 향수를 선사할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