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삼성엔지니어링 증자에 3000억원 참여
계열사 자금 동원하는 대신 사재 털어 '주주 안심시키기'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실적부진에 매각설까지 나돌던 삼성엔지니어링의 증자에 3000억원의사재를 털어넣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3분기 대규모 적자를 내는 등 경영상태가 악회되자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건설부문을 정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다.
그러나 7일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에 직접 개인자격으로 참여해 실권주식을 인수하는 등 자금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발표해 건설부문 정리설을 일축하는 모습이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미청약분이 발생할 경우, 일반 공모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자본 잠식 상태를 해소하고 상장 폐지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만 사재를 털어 실권주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업계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최근 3년 분기 영업실적
자료 : 삼성엔지니어링 분기보고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상장폐지를 막기위해 유상증자가 필요한 시점에 이 부회장 개인이 직접 참여하는 것은 '삼성그룹이 삼성엔지니어링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건설부문 정리설을 불식하기 위한 것 아니겠냐"고 얘기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구조상 삼성 계열사 지분율이 22%에 불과해 일반 주주들이 회사의 미래에 대한 위험부담 때문에 증자를 꺼릴 경우 상장폐지의 위기에 몰릴 수 있어 이를 막기위한 고육책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 측은 "대규모 증자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미청약 발생 우려가 있어 이재용 부회장이 회사가 겪게 될 어려움과 기존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반 공모에 참여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은 일반 투자자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참여하며 투자차익이나 지분확보 목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한편 삼성그룹에서 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 3분기 실적을 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영업손실 2960억원, 삼성엔지니어링은 1조5127억원의 손실을 내 업계와 그룹에 어닝쇼크를 던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에 1조2000억원의 증자를 통해 손실을 보전할 계획이며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