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이익을 발판으로 불안정한 시장에 사전대비
시설 개보수, 시설고도화, 신규사업 진출
정유시장은 정치상황이 불안정한 중동과 러시아 등이 메이저 공급원이라 시장이 늘 불안하다. 지난 2014년에는 배럴당 100달러선이었던 유가가 6개월만에 40달러까지 떨어지더니 다시 1년만에 20달러선까지 떨어져 국내 정유사들은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했다.
* 두바이유 최근 2년 가격변동 추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생산시설을 효율화하고 제품을 다양화하며, 원유수입처를 다각화하고 제품 판매망을 확장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변동할 때마다 경영실적은 춤을 추기 일쑤다.
특히 생산시설 효율화나 제품을 다양화하는 것은 시설투자에 큰 돈이 들어가 섣불리 손을 댈 수도 없다. 자칫 시설투자를 했는데 시장이 침체되면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애를 먹을 수 있기때문이다.
지난해 유가가 하락하면서 오히려 좋아진 정제마진때문에 정유4사는 오랜만에 6조원이 넘는 이익을 실현했고 이로 인해 투자여력이 넉넉해지면서 그동안의 밀린 숙제를 활발히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정철길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위기는 끝난 것이 아니며 새로운 경영 환경과 도전에 직면해있다. 저성장과 저유가는 심각한 위협"이라고 경고하고 "탄탄한 사업구조와 가치를 극대화하는 수익구조로의 끊임없는 근원적 혁신이 필수적"이라며 혁신을 독려하고 나섰다.
■ SK이노베이션, 연인원 27만명 동원 시설보수
시장의 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신규사업이나 증설 등 확장에 앞서 기존시설의 대대적인 정비보수 등 내부 효율화에 먼저 손을 댔다.
SK이노베이션은 올들어 창사이래 최대규모로 알려진 생산시설 보수를 진행중이다.
지난 3월 중질유분해공장을 시작으로, 울산공장 21개 공정 중 13개 공정에 대한 대대적인 시설정비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보수는 오는 12월까지 진행되는 대장정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더우기 이번 시설보수는 SK이노베이션 자체 공장뿐만이 아니라 150개 협력업체까지 동시에 참여해 부품제조와 원료조달, 운송판매부분까지 생산의 전후방을 총체적으로 효율화하는 작업이다. 이런 대대적인 보수를 위해 하루 5000 여명, 연인원 27만명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침체에 빠진 울산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SK이노베이션의 이번 대규모 시설정비에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한다.
■ S-OIL, 5조원 투입 시설고도화, 사업확대
이 두 프로젝트는 2018년 4월 완공 예정이며 4조8천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 될 예정이다.
S-OIL의 나세르 알 마하셔 CEO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2만 명 고용창출과 연간 2조5천억원의 수츨증대를 실현할 것"이라며 "기존의 사업영역에 올레핀 사업이라는 포트폴리오를 추가해 가장 수익성 있는 종합 에너지 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사업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증대를 강조했다.
■ GS칼텍스, 바이오케미칼 등 신성장산업 투자
GS칼텍스는 정유사업의 변동성을 보완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다 먼 미래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환경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앞으로 정유화학 산업도 친환경적으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미래를 기대할 수 없기때문이다.
이 회사는 화학분야의 친환경사업인 바이오케미칼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이미 시작했으며 올해안에 제품출시를 목표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 2007년 부터 연구개발에 착수해 올 하반기에는 여수에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을 건설하고 원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응용제품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폐목재 등으로부터 혼합당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잉크, 본드 등에 쓰이는 점착제나 반도체 세정제, 식품 등의 착향료 등을 생산하는 것으로 버려지는 재료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친환경과 획기적인 원가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유가변동, 경기침체 등 시장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정유, 화학, 윤활유 등 기존사업 밸류체인의 경쟁력 개선과 정유사업의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바이오분야 등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미래먹거리 확보 전략을 설명했다.
■ 현대오일뱅크, 3조5000억원 투자 고도화시설 증설, MX공장 건설
현대오일뱅크는 시장의 변동에 대비하는 한편 미래먹거리를 위해 3조5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한다.
유가나 정제마진 등의 변동에도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의 고도화설비를 업그레이드하는데 총 4690억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올해만 1300억원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현재 39%의 고도화율을 46%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밖에도 대산공장 공유수면에 900억원을 투자한다. 2018년까지 67만㎡를 매립해 신규사업을 준비하며 기존 시설의 보수유지에도 26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사업다각화를 위해 MX제조공장을 설립하는데 1조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자회사인 현대케미칼이 투자를 하는데 올해 5600억원을 투자해 공사를 마무리하면 올 하반기부터 제품을 출시해 정유사업의 불안정성을 보완하는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초 10달러대까지 치솟았던 국제시장의 정제마진이 6개월만에 4.9달러로 반토막이 나 정유사의 하반기 실적이 부진해 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유사들은 이처럼 시장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영안정성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회사의 사운을 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