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어머니가 내게 진 빚입니다", 법원 판단은?
상속채무에 대한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통해 상속인이 실제 부담하는 채무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낸 상속세감액 경정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사망한 A씨 어머니의 채무는 A씨가 실제 부담해야 하는 채무로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 판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어머니가 사망하자 국세청에 상속받은 재산과 상속채무 등을 계산해 상속세를 신고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A씨가 신고한 상속채무 중 어머니에게서 받지 못한 미지급 임료와 A씨 명의 대출금 중 사용처가 불분명한 금원에 대해 채무를 부인하고 상속세를 다시 고지했다.
A씨는 국세청 과세에 불복하면서 "일부는 어머니에게 토지를 임차하고 받지 못한 임료 채무이고, 대출금은 어머니가 A씨 명의로 대출받아 어머니 소유 건물을 증축하는데 사용해 발생한 채무로 모두 어머니의 채무이며 상속재산가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 재판부는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A씨에게 패소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상속세 신고 당시 피상속인인 어머니의 채무와 관련해 A씨 부부 명의 토지를 어머니에게 빌려주면서 매월 받아야 하는 임료가 5년 동안 미지급 됐다며 합계 1억6000만원의 미지급 임료 채무가 존재한다고 신고했으나, 이후 어머니 계좌에서 A씨 부부 계좌로 매월 임료에 상응하는 돈이 송금된 사정이 밝혀지자 그 금액만큼 미지급 임료에서 공제하는 등 원고의 주장에 일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1심은 또 "A씨 부부가 매년 어머니에게 빌려준 토지에서 발생한 임료수입을 포함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왔고 2011년 귀속 신고 당시에는 지급받지 못한 임료가 없는 것으로 신고했는데, 어머니 사망 후에 이루어진 2012년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에서 갑자기 미지급 임료 채무가 존재하는 것으로 주장해 이를 믿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1심 재판부는 특히 "상속 개시 당시 채무로서 상속인 A씨가 실제로 부담하는 채무는 '채무부담계약서, 채권자확인서, 담보설정 및 이자지급에 관한 증빙에 의해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로 입증되어야 하는데, A씨는 이에 부합하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1심은 대출금 부분에 대해서도 "인출된 액수가 상당한 금액임에도 어머니 소유의 건물을 증축하는데 사용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건물의 증축과 관련해 어떠한 용도로 사용했는지에 대해 아무런 주장·입증도 못하고 있다"며 "A씨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6누38336]
▲세무조사 후 달라진 '거래의 재구성'…법원 설득 못해
가족들 사이에 토지를 저가로 거래한 것은 경제적 합리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경우로 부당행위 계산부인 대상이 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부(재판장 최상열 부장판사)는 최근 A씨 등이 제기한 양도소득세등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처음 부동산에 관한 거래를 350억원으로 정리했다 세무조사 후 종전 거래를 사실과 다르게 재구성한 것은 비정상적 거래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A씨 등의 항소를 기각 판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B는 서울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고, 그 토지 위 건물에 대해 B는 12/18의 지분을 다른 가족인 A와 C, D는 2/18 지분을 각 소유하고 있었다.
B는 A에게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토지를 336억원에 양도하고, B와 C, D는 A에게 이 토지 위 건물 지분을 13억7000만원에 매도하는 내용의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작성한 후 A 명의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줬다.
국세청은 B씨 등 3명에 대해 투기조사를 실시해 특수관계자인 A씨에게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저가양도한 것으로 보고 과세액을 조정해 원고들에게 새롭게 과세처분했다.
이에 대해 고법 재판부는 "부동산에 대해 전부를 양도할 것인지, 유상양도할 것인지, 일부는 증여로 일부는 유상양도로 할 것인지는 납세자가 선택할 수 있고, 과세관청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렇지만 A씨 등 원고들은 이 사건 부동산 전부를 350억원에 매도하는 것으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며,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를 신고하면서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350억원에 매수한 것으로 거래를 정리했다가 세무조사를 받게 되자 종전 거래를 사실과 다르게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 B씨는 원고 A씨에게 시가 약 407억원인 B씨 소유 토지 중 약 336억원 상당 부분은 유상양도하고, 나머지 약 71억원 상당 부분은 증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A씨 등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전부 양도할 경우 부담하는 양도소득세보다 원고들이 부담하는 양도소득세 및 증여세의 합계액이 더 많아 조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유없다"며 배척했다.
재판부는 그 근거로 "원고 A씨에게 부과된 증여세는 B씨 소유 토지가 저가로 A씨에게 양도된 것으로 판단된 결과 양도소득세와는 별도의 과세근거에 따라 부과된 것이므로 조세 부담의 감소여부를 판단할 때 A씨에게 부과된 증여세를 포함시킬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참고 판례 : 2016누42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