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에서 2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임원 재판에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피고인신문이 진행됐다.<사진: 더 팩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그룹 내 주요 의사결정을 자신이 주도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2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임원 재판에서 최 전 실장은 "재직 기간 중에는 그룹 내 최종 의사결정권한이 자신에게 있었다"고 증언했다.
최 전 실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추진'과 '미래전략실 해체 결정'은 본인이 주도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 과정에 대해 최 전 실장은 "합병 관련해서 구체적인 절차와 조건은 이 부회장이 잘 모른다"면서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들을 만나서도 이 부회장은 관계자들에게 주로 질문을 받은 편이었다"고 진술했다.
이는 홍완선 전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장이 6월 21일 증인으로 출석해 "이 부회장이 합병이 성사되게끔 도와달라"고 한 증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진술이다.
특검에 따르면 투자위원회 회의 직전인 2015년 7월 7일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에서 이 부회장과 최 전 실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등 삼성 관계자와 국민연금 관계자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플랜B는 없다', '이번에 꼭 합병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홍 전 본부장은 진술했다. 그러나 최 전 실장은 이러한 진술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전 실장은 "홍 전 본부장의 증언에서도 구체적인 문구에 대해서는 '누가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진술했다"면서 "오간 대화 내용에는 내 얘기도 있을 것 같고 김 전 전략팀장, 이 부회장의 말도 포함돼 있을 것 같다"고 진술했다.
최 전 실장은 특히 "'이번 합병이 반드시 성사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로 이 부회장이 홍 전 본부장에게 이야기한 것이냐"는 특검 측 질문에 "그 부분은 이 부회장이 말하기 적절하지 않은 언사"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특검 측은 최 전 실장에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삼성물산 지배력이 약한 상태라 엘리엇이 갖고 있는 지분이 만만치 않아 김 전 전략팀장이 이 부회장에게 물산 자사주를 KCC에 매각해 의결권 행사를 건의해 이 부회장이 최종 승낙했다'고 특검에서 진술했다"면서 "이 부회장의 최종승낙이 맞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최 전 실장은 "당시 이 부회장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합병해야 되느냐'며 굉장한 거부감을 나타냈다"면서 "국내 전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나와 다른 임원들이 이 부회장을 설득해 이 부회장이 승인해 준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최 전 실장은 '미전실 해체 결정'도 당시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석한 이 부회장과 상의만 했을 뿐, 결정은 본인이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최 전 실장은 "당시 미전실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라서 이 부회장에게 해체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이 부회장은 이에 청문회에서 공식적인 미전실 해체를 언급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 전 실장은 '물산 합병', '미전실 해체' 등 그룹 내 주요 의사결정을 이 부회장이 아닌 본인이 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의 '대가성'을 주장하는 특검 측 신문에 대해 이 부회장을 보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오전 증인으로 채택된 박 전 대통령은 또 다시 출석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오후에는 최 전 실장에 대한 변호인 반대신문이 이어지고, 이후에는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