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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화의 무역이야기]

미·중 무역전쟁에서 한국이 살아남는 방법

조세일보 / 홍재화 필맥스 대표 | 2018.04.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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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중 무역전쟁은 결국 중국이 어느 정도 시징을 개방하는냐에 따라 양상이 달라진다. 시진핑이 독재를 계속하면서 개방 경제를 지속할 수 있는 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모든 중국인을 등급화하여 관리하겠다는 '빅브라더'식의 독재를 하면서, 외국 기업에는 미국이나 한국 정도의 자유를 줄 수 있을 지는 의심된다.

하지만 트럼프는 중국내의 미국기업들에게 미국만큼의 자유를 주지 않으면, 미국 내의 중국 기업에게도 중국만큼 자유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발발은 단순히 두 나라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다.

애초부터 트럼프가 세계를 상대로 했다기 보다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 지적 재산권 탈취행위'등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하였다. 그리고 두 나라간의 문제가 세계적으로 커졌는데, 이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나라가 세계 경제에서 갖는 비중이 거의 절반에 가깝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미국 또는 중국에 온전히 기울 수도 없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어느 나라든지 무역 상대국 1,2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을뿐더러, 양국이 국내 정치·경제에서 갖는 의미도 크다. 인구 5000만에 세계 경제 10위권의 제법 작지 않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국가들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거대 강국들 틈에 있어 본의 아니게 약소국 행세를 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사례를 구할 수 없는 독특한 위치에서 더 발전하려면 한국만의 무역 이론과 행동 준칙을 가져야 한다.

중간재 원산지 규정 강화 대비
트럼프가 TPP에 복귀한다고 한다. 중국에도 TPP에 참여를 권할 것이다. 아니면 중국의 RCEP에 미국이 참여할 수도 있다. 그게 아니면 미국-중국 간의 FTA가 체결될 수도 있다. 그게 아니면 미국-중국 간의 무역에 중간재의 비율에 따라 중국산에 대한 관세를 달리 매길 수도 있다.

이번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전체 대미무역 흑자에서 중국이 갖는 부가가치는 얼마 되지 않는데, 그 총 수출액으로만 따지니 숫자만 커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드는 예중의 하나가 아이폰이다. 아이폰에 생산되는 부품의 상당수는 미국, 한국 그리고 일본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전체 수출액으로 따지만 모두 중국산으로 계산하는 데, 모든 부품의 원산지를 정확히 반영한다면, 아이폰으로 인한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40%정도 낮아진다.

부가가치 액으로 따진다면 한국, 미국, 일본 기업이 80%를 가져가고 최종 조립한 중국은 5%만을 차지한다고 한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대미 수출량이 10% 줄어들고,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연간 282억6000만 달러(30조4900억 원) 감소할 것이라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예상했다.

중국의 엄살이 심해질수록 원산지 규정은 강화된다. 중국이 대미 무역전쟁 논리를 개발하고, 그 화살을 한국과 일본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꼭 미중 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앞으로 체결되거나 체결된 많은 FTA들의 원산지 규정은 보다 합리적이고 꼼꼼한 계산을 요구할 것이다. 그렇게 될수록 중간재 수출이 많은 한국은 점점 더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만일 지금보다 회계 계산이 어려워진다면 대기업은 간접비용이 늘어날 것이고, 중소기업은 비용은 물론 절차상의 복잡함을 감당할 인원이나 능력이 없어 수출을 포기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비를 준비해야 한다. 회계적으로 준비하는 것도 해야 하지만, 기술적으로 한국 제품을 써야만 하도록 하는 기술적 격차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규모는 작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 1-2위를 하는 '히든챔피언' 기업들이 독일에 많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히든챔피언'들이 한국에서 많이 나오도록 R&D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서, 벤처 생태계가 팔팔하게 날뛰도록 해야 한다.

기업의 국내 귀환 정책 강화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진출은 인건비, 생산비 및 운송비 절감등 다양한 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해외 정치. 경제 및 문화 리스크에 노출되는 정도도 커진다. 이번 미중 무역전쟁과 같이 여러 나라가 결합된 리스크라면 해외 진출 기업이 겪게 되는 위험의 크기는 승수효과를 일으켜 몇 배가 될 수 있다.

중국을 거쳐서 미국에 수출하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직접 수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바로 수출한다면, 공산권 국가가 갖는 높은 국가 리스크는 물론 외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해외 공장 이전은 이미 저가 생산 로봇의 개발로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대당 3만~4만 달러대의 제조 로봇이 저가 노동력을 대체하면서 굳이 해외 생산에 집착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실제 미국이나 독일에서는 해외로 이전했던 공장이 다시 자국 내로 들어오고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를 '리쇼어링'(reshoring)이라 일컫는다. 최근 중국 내 신발공장을 철수하고 독일로 되돌아온 아디다스의 스피드팩토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해외 진출 기업을 국내로 들어오게 하면 일자리가 늘어남은 물론이고 한국 기업의 수출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개발된 기술의 해외 유출 속도도 늦추어 좀 더 장기적으로 R&D 성과를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는 주로 기업들의 해외진출 (offshoring)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각계에서 리쇼어링 대책을 논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리쇼어링을 북돋으려면 규제 근본 틀 전환, 정책 신뢰성 제고, 투자 인센티브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5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기업환경 유·불리를 따져본 후 해외로 나가는 국내기업들은 늘어나는 반면 국내로 들어오겠다는 기업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비즈 2017년 10월호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각계에서 리쇼어링 대책을 논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로봇, 3D 프린터 기술 등의 발전 덕분에 해외에 공장 짓는 만큼의 효용을 자국에서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세계적인 기업들은 해외 공장의 가파른 임금 상승, 기술 유출, 품질 저하 등보이지 않는 비용을 우려하기 시작했으며 장기 경쟁력 제고를 위해 리쇼어링을 고려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리쇼어링을 북돋으려면 규제 근본 틀 전환, 정책 신뢰성 제고, 투자 인센티브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기업들이 리쇼어링을 선택하는 이유는 정부의 달콤한 인센티브 제안 때문만은 아니다. 인건비등 생산 요소 비용의 부담이 줄어드는데 국내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려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기업의 활동이 자유롭게 보장되지 않고, 기업을 적대시하는 관점이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이미 충분히 해외에서의 리스크를 맞닥뜨리고 있다.

이제는 기업 활동을 제한하고 적대시하는 '내부의 적'들을 줄여나가 국내도 다시 들어오게 해야 한다. 이들 기업이 다시 한국으로 들어온다면 국내 생산으로 인한 부의 축적과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고, 아울러 미국-중국과 같이 제3국간의 갈등으로 인한 한국 기업의 엉뚱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해외 교민 역할 증대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이스라엘이 아직까지 살아남고, 주변국을 오히려 위협하는 위치에 올라선 것은 이스라엘 바깥에 있는 유대인들의 역할이 크다. 위기 때마다 미국 정부를 움직여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무기를 수출하고,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지원을 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해외에 있는 한국 교민들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2017년 외교부의 통계에 의하면 재외 동포의 수자는 743만 명으로 한국 국적자가 267만 명, 외국 시민권자가 475만 명이다. 여기에다 러시아, 중국, 일본 등에 거주하는 한민족의 수자까지 합치면 세계에서 본토 거주민대비 외국 동포가 많은 민족이 된다. 그리고 이들의 생활수준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현지인들의 평균 수준보다 훨씬 높다.

이제까지는 이들의 힘을 모으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면, 한민족의 결속력을 증대한다면 외부에서 오는 정치. 경제적 리스크의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가능성이 높은 것은 한국인이 많은 국가에는 '한국인 촌'이 형성되어 있다. 이는 중국인 촌(china town)다음으로 많은 사례가 될 것이다. 우리끼리는 안 모인다고 비하하지만, 사실상 가장 잘 모이는 민족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 유대를 어떻게 응집시켜 실제 힘으로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경험이 없을 뿐이다. 이러한 구심력의 역할을 현지 '교민회'를 중심으로 구체화하면 우리의 힘으로 외부의 위기를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실제 개인의 능력에서 유대인에 뒤지지 않지만, 전체의 힘에서 부족함을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미 FTA의 적극 활용, 한중 FTA 실질화 노력
지금 무역업계에서 FTA는 양 날의 칼이 되고 있다. 쓰자니 '원산지 인증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여 웬만한 규모가 있더라도 그 좁은 문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설령 원산지 인증을 받았다 하더라고, 이를 잘 이행하는 지 여부를 검토하는 '원산지 검증 절차'는 그야말로 복마전이다. 한 나라의 세법도 해석이 다양한데, 두 나라에 걸친 FTA는 그야말로 해석하는 사람 마음이 될 수 있고, 이러한 검증을 무사히 통과했다는 사례를 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TA는 많은 기회를 준다.

필자가 수출하는 양말도 한-EU FTA를 이용하여 여전히 유럽에 수출하고 있으면, 지인 한 사람도 캐나다로 수출하고 있다. 양말은 소비재라 관세율이 높은 편어서 기본 세율이 13%이다. 미국은 섬유제품에 대하여 전 산업 평균 1.5%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게다가 대중국 관세를 미국이 높인다면 우리의 가격 경쟁력이 추가로 생길 품목들은 많다. 마찬가지로 양국 간의 관세 폭탄 전쟁으로 가격이 높아질 중국의 미국산 제품도 생길 것이다.

우리는 중국과 FTA가 체결되어 있기 때문에 유리해 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중 FTA는 지난 번 '사드경제 보복'의 사례와 같이 실질적으로 중국 공산당 정부의 기분에 따라 가볍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FTA조항의 해석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무시하는 경향까지 있다. 이를 보강한다면 한중FTA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우리에게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제공한다.

FTA를 활용함으로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분야는 관세율이 높은 소비재 분야이다. 게다가 EXO, 방탄소년단, 대장금 등으로 인한 한류 문화는 화장품과 같은 문화 상품적 성격이 높은 소비재의 판매에 불을 붙인 상태이다. 기왕에 새로 체결된 한미FTA를 더 적극 활용하고 개정보완 협상을 진행 중인 한중FTA를 보다 실체화한다면 미중 무역전쟁은 오히려 소비재 분야에서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rimt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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