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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화의 무역이야기]

중국, 큰소리 쳐도 미국에 쓸 무기가 없다

조세일보 / 홍재화 필맥스 대표 | 2018.03.28 08:30

미국이 중국을 무역전쟁의 상대로 삼은 것은 단순히 무역적자를 보기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이 미국의 재산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해킹 또는 약탈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고 스파이들을 보낸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국이 세계 각국에 중국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설립한 교육기관인 '공자학원'이 중국의 첩보활동을 대신한다고 하여 미국 의회가 나서 규제를 위한 입법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미국의 무역전쟁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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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권 세탁
중국의 대외원조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은 자국의 대외 원조액을 국가기밀로 취급하면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메리대학의 대외원조 조사기관 원조데이터조사연구실이 조사한 결과 중국의 대외 원조액은 2000~2014년 15년간 3960억달러(약 448조원)로 추정했다.

이는 세계 최대의 원조국 미국의 3990억달러(약 452조원)와 비슷한 액수다. 하지만 원조의 내용면에서 보면 많이 다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공적개발원조(ODA)는 전통적으로 피원조국의 경제발전과 복지 발달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ODA는 원조와 상업 목적이 혼합되어서는 안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물론 중국은 OECD국이 아니어서 이 조항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원조'라는 명목으로 대상국들을 상대로 금융 장사를 하고 있다. 미국 수출입 은행의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의 금융기관은 일반 수출신용 상품과 '원조로 보이는 대출(aid-like credit)'의 조합 같은 혼합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표적인 예로 '일대일로' 참여국들의 대중국 부채증가이다. 중국의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받은 저개발 국가들이 금융취약국으로 전락하고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만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키스탄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인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건설 사업 자금의 80%(620억달러)를 중국에서 빌렸다. 이 자금은 대출이자도 매우 높아 파키스탄으로서는 상당한 상환 부담을 지게 되었다.

에이드 데이터의 보고에 따르면 미국은 ODA가 대외 원조액의 93%를 차지하지만 중국은 21%에 그친다. 나머지 약 80%는 베이징에 상환해야 하는 상업 대출이다. 즉 원조를 받은 국가의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대중국 채무국'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대외원조나 투자는 미국으로 수출해 생긴 여유금액을 대외 원조나 투자의 형태로 돌리고 있다.

이는 중국이 보유한 채권을 그대로 두지 않고 대외투자를 통해 이자놀이하면서, 위험 또한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채권세탁은 미국과의 관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지원을 받는 저개발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는데, 이러한 중국의 지원은 해당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방해가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 달러 채권의 활용
세종연구소의 지난해 9월 브리핑 자료에 의하면 2016년 6월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전월 대비 1.1% 줄어든 1조1천800억 달러(약 1천262조원)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외국인을 포함한 민간소유 총 국채 규모가 13조6000억 달러였으므로 중국의 부담은 약 9%에 불과하다. 9% 정도 물량의 매매로 미국 국채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중국의 채권이 세계 채권 시장, 특히 미국 채권 시장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사례가 있다.

2009년의 경우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9400억 달러였는데 몇 개월 만에 무려 1000억 달러를 투매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일본의 미국채 보유고는 7200억 달러에서 8200억 달러, 그리고 영국의 지분 역시 970억 달러에서 무려 3750억 달러로 급상승하며 중국의 매도를 상쇄하고도 남는 거래가 이루어진 적이 있다.

이것은 일시적으로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과 영국이 3000억 달러 이상을 동원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 액수가 세월이 지난 현재는 더욱 클 것이므로 투매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중국이 미국 국채 투매를 통해 미국경제를 위협할 경우 미국은 시장교란 행위로 간주해 중국보유 채권의 판매 금지, 극단의 경우는 달러화 발행을 통한 채권 구매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가능성도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중국 보유 미 재무부 채권으로 중국이 미국에 영향력을 주거나 보복하기에는 채권 보유비율이 적고 미국이 달러 발행권을 활용할 수도 있어 실효를 거두기도 어렵다.

그리고 중국이 미국 국채를 판다면 그것이 어디로 사라지거나 바로 현금화하여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투자자의 손에 들어가 주인이 바뀔 뿐이다. 오히려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액을 줄이면 채권의 가치가 떨어져 중국 보유 외화자산의 가치 급락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함부로 미국 국채 매각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3) 대미 역관세 폭탄
중국이 미국에 대해 관세폭탄을 같이 터트리겠다고 한다. 1단계로 1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 120개 품목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는데, 이 중에는 미국산 대두가 포함되어 있다. 중국은 미국산 콩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여서 대두를 보복 수단으로 선정한 듯하다.

하지만 세계 대두의 공급은 미국 농산물 메이저들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판매량을 배정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미국이 지배하는 대두시장에서 벗어나고자 중국은 수입선 다변화를 시도하여 브라질산 대두의 수입량을 늘렸다. 하지만 전체 물량의 고작 3%만 돌렸을 뿐이다.

게다가 브라질과 미국의 수확 시기가 달라서 브라질산 대두를 수입할 때까지는 미국산이 여전히 필요하다. 수입된 대두는 주로 중국내에서 돼지고기 사료로 사용되는데, 미국산 대두의 수입 조절은 오히려 중국내 돼지고기 값의 폭등을 부를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대두든 돼지고기든 식품의 수입 조절을 무역보복 수단으로 삼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공업제품이다. 하지만 실제로 중국의 대미 수입 품목은 운수설비, 전기전자제품, 종자제품, 화공제품 등으로 고부가가치의 제품이 주종을 이룬다. 따라서 섣불리 수입 제한을 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역으로 미국의 관세폭탄이 미국 소비자의 복지를 제한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가격이 오른 중국 수입 제품 때문에 미국 소비자가 얼마나 피해를 입는 지는 좀 자세한 계산이 필요하다.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인건비, 임대료, 운송비 등의 상승으로 인하여 생산 시설이 베트남이나 태국 등 제3국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중국의 강점이었던 저가 제품의 생산이 동남아와 인도로 이전된 것을 감안하면 전기전자제품, 가구 및 완구 잡화류, 섬유 및 원단류, 신발 등 경공업 제품 위주의 수출품 구성을 이루는 중국산 수입 제품의 대체 가능성은 높다.

4) 사드 경제보복식 대항
중국은 자국의 정치에 반하는 국가들에 대하여 비정치적 보복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경우가 한국에 대한 사드 경제보복이다. 관광객을 오지 못하게 하고,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지 못하게 하고, 한류 음악을 틀지 못하게 하고, 한국 연예인의 중국 방송 출연을 금지하고, 중국내 롯데마트를 소방점검 등의 명분으로 영업을 못하게 했다.

일본에 대한 보복으로는 희토류 수출 금지, 관광객 송출 금지, 일본산 자동차 및 전자제품 판매금지 및 불매 운동 등이 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하여 이러한 사드 경제 보복식 대항을 할 수 있을까?

중국인으로 하여금 미국 관광을 못하게 하고 중국내 맥도날드 매장을 폐쇄시키는 조치를 취하지는 못할 것이다. 미국은 전 세계 관광객이 몰려드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워낙 땅이 크다보니 관광 산업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미국인의 중국 관광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이들이 대만으로 더 갈 가능성이 높다.

맥도날드나 버거킹 또는 미국산 자동차의 불매운동은 미국민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미국 내에서 중국제품 불매운동이 더 크게 일어날 방아쇠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월마트도 중국제품보다는 미국내에서 생산된 'Made in USA'제품을 더 많이 팔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로 중국제품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5) 미중 무역전쟁에 미국이 원하는 것
트럼프가 일으킨 보호무역 전쟁은 결국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중국에 원하는 것이 있다. 무얼까? 이제 중국도 미국처럼 공정하게 하자는 것이다.

지적재산권에 대한 사용도 다른 나라들처럼 정당하게 로열티 등 대가를 지불하고 가져가서 사용하고, 큰 나라답게 중국 시장도 개방하고, 외국 기업들도 국내 기업처럼 자유롭게 활동하여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요구이다.

심지어는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을 위협할 항공모함 운영 방식,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 무기 설계도마저 해킹해가서 모양도 고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도 미국 대통령들이 같은 사항을 요구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자유무역 옹호자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중세 중상주의식의 무역정책을 해왔던 중국 공산당 정부는 이미 미국은 물론 전 세계로부터 신뢰를 상실했다.

이번 무역전쟁을 계기로 상실된 신뢰를 회복하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며 임박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쉽게 꺼낼만한 조치가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rimt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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