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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하러 입항한 배에 실린 석유, 수입 신고 해야 할까

조세일보 / 홍준표 기자 | 2018.10.23 10:10

SK해운, 4억원대 관세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승소
법원 "선박을 수리·검사받는 것만으로 사용으로 볼 수 없어"

    

SK해운이 수리를 위해 국내에 입항한 선박과 유류에 부과된 4억 원대의 세금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지 21개월 만에 최근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SK해운 홈페이지.

◆…SK해운이 수리를 위해 국내에 입항한 선박과 유류에 부과된 4억 원대의 세금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지 21개월 만에 최근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SK해운 홈페이지.

수리를 위해 국내에 입항한 선박에 실린 유류는 세관의 수입 신고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5부(재판장 배광국 부장판사)는 SK해운이 서울세관을 상대로 제기한 관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SK해운의 선박이 국내에 입항한 것은 관세법상 '수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적재된 유류도 수입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SK해운의 청구를 인용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SK해운은 2011년 10월 벌크선인 K.프라이드호(K. Pride)를 파나마 회사로부터 인수한 뒤 벙커C유, 경유 등을 급유해 같은 해 11월 여수항에 입항했다. 이후 SK해운이 선박과 유류에 대해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채 인도네시아로 출항하면서 과세의 발단이 됐다.

서울세관은 4년이 지난 2015년 SK해운이 국내에 입항한 K.프라이드호와 선박 내에 있던 유류 1800여 톤에 대해 신고를 누락했다고 보고 관세, 개별소비세 등 총 4억여 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SK해운은 배에 실린 유류는 수입신고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지난해 1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SK해운은 "K.프라이드호에 실린 유류는 선용품(선박용 물건)으로서 수입신고의 대상이 아니므로 과세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설령 과세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배에서 반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통·에너지·환경세의 납세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인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윤경아 부장판사)는 K.프라이드호와 선박에 적재된 유류는 관세법상 수입신고의 대상으로 이에 대한 과세는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K.프라이드호는 수입신고를 하기 전까지는 외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도착한 물품으로 2011년 여수항에 입항한 것은 '수입'에 해당한다"며 "선박에 적재돼 함께 수입되는 유류 역시 외국 물품으로 수입신고의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유류는 외국무역선에 적재된 선용품으로서 수입신고가 필요 없다는 SK해운의 주장에 대해서도 "K.프라이드호에 적재된 유류는 수입신고의 대상"이라며 "관세법상 '수입으로 보지 않는 소비 또는 사용한 선용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하지만 항소심 법원은 "여수항에 입항한 K.프라이드호는 관세법상 '수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함께 적재된 유류 역시 수입됐다고 불 수 없다"며 1심 판결을 뒤집고 SK해운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K.프라이드호는 선박위험도 검사에 불합격하게 되자 수리 및 재검사를 목적으로 여수항에 일시 입항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지 운송수단으로서의 성격과 기능을 가진 선박을 수리·검사한 것만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K.프라이드호에 실린 유류에 대해서도 "'내항선을 외국무역선으로 전환하려면 세관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관세법 규정에 따라 K.프라이드호의 전환 신청이 이뤄졌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이 같은 규정을 토대로 유류가 수입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K.프라이드호의 유류가 수입됐다는 전제로 세금을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며 SK해운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참고판례 : 2017누87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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