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도이치증권 등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이 적자 운영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서도 1인당 급여 지급액은 크게 늘려 '억대 연봉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3분기 국내 증권사의 2배 가까운 급여를 지출하며 증권업계 평균 급여액 탑10을 차지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개 외국계 증권사의 올해 3분기 1인당 평균 급여 지출액은 5491만원으로 34개 한국계 증권사의 평균 급여 2838만원의 2배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 기준으로 환산하면 외국계 증권사 직원들은 1인당 약 2억2000만원, 한국계는 약 1억100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 셈이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56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1인당 임직원 급여 지출액은 지난해 2821만원보다 4.3% 증가한 294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 사가 공시한 손익계산서 상 급여액을 전체 임직원 수로 나눈 값으로 퇴직급여는 제외한 것이다.
1인당 급여액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메릴린치증권이었다. 이 증권사는 임직원 83명이 3분기 평균 8253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지난해 8519만원 보다는 3.1% 줄었지만 여전히 연봉으로 환산하면 3억원이 넘는다.
이어 도이치증권 7530만원, 골드만삭스증권 6929만원, UBS증권 6925만원, 모건스탠리증권 6849만원 순을 보였다.
6~10위권엔 홍콩상하이증권 6581만원, 노무라금융투자 6496만원, 크레디트스위스증권 6495만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6116만원, 제이피모건증권 5838만원 순으로 포진해 평균 급여 상위 10개사가 모두 외국계 증권사들이 포진했다. 이들 증권사들의 1인당 연환산 급여는 2억원이 넘게된다.
도이치증권은 올해 3분기 급여로 50억4492만원을 지출해 지난해 44억1164만원보다 14.4% 늘렸다. 이 증권사는 올해 3분기 1억2896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의 경우 3분기까지 53억1271만원의 이익을 올렸으나 올해는 4억6100만원으로 급감했다. 직원 수도 지난해 3분기 87명에서 올해 3분기 67명으로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 되려 급여 지출은 증가해 의구심을 낳고 있다.
도이치증권의 임직원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87명이었으나 올해 1분기 84명, 2분기 78명, 3분기 67명으로 계속 감소했다. 그럼에도 이 증권사의 총 급여 지출액은 지난해 3분기 44억1164만원을 나타낸 이후 분기별 급여 지출액 이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이 증권사는 급여 명목으로 지난해 4분기 64억3553만원, 올해 1분기 45억2659만원, 2분기 44억9374만원, 3분기엔 50억4492만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이 증권사는 지난 2분기를 제외하고 분기마다 1억2896만~35억7581만원의 순손실을 보였다.
도이치증권은 경영실적이 부진해 인력 감축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1인당 평균 7530만원의 급여를 지출해 지난해 3분기 5071만원보다 48.5% 급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인당 급여 순위가 12위였으나 올해는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연 환산 기준으로 2억원이던 평균 연봉도 3억원으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도 유사한 케이스다. 이 증권사도 올해 3분기 6억1771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지난해 48명이었던 직원수를 39명으로 19%나 줄였음에 불구하고 총 급여 지출액은 지난해 17억6433만원에서 올해 3분기 16억1614만원으로 8%만 줄였다.
이에 따라 1인당 평균 급여지출액은 지난해 3분기 3676만원에서 올해 3분기 4144만원으로 늘리며 증권사 급여 순위 20위권 내에 진입했다.
한국계 증권사 중에서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의 급여 지출액이 가장 높았다.
이 증권사의 3분기 1인당 평균 급여지출액은 5644만원으로 지난해 3452만원에 비교해 63.5% 급증했다. 순위도 26위에서 12위로 크게 뛰어 올랐다. 메리츠증권은 급여로 1분기 621억7791만원, 2분기 609억1200만원을 지출해왔는데 3분기 200억 가량의 주가연계 성과급을 지급하며 809억4076만원으로 급증한 영향이 컸다.
이 회사의 3분기까지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4228만원으로 4분기 급여를 감안하면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2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어 바로투자증권이 지난해 3분기 3864만원보다 29.7% 늘어난 5010만원의 급여를 지출해 15위를 차지하며 국내 증권사 중 2위를 기록했다. 리딩투자증권은 4738만원으로 16위, 부국증권은 4237만원으로 18위, SK증권은 4007만원으로 21위를 기록했다.
자기자본기준 10대 증권사 중에선 하나금융투자(2976만원, 31위), 삼성증권(2970만원, 32위), 한국투자증권(2915만원, 34위), NH투자증권(2848만원, 35위), 신한금융투자(2750만원, 38위), 미래에셋대우(2723만원, 39위), KB증권(2560만원, 43위)이 3분기 직원 1인당 평균 2500만원 이상의 급여를 지출해 연환산 기준 1억원을 넘겼다.
반면,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은 1인당 급여지출액은 각각 1970만원(49위), 1523만원(53위)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56개 증권사 중 급여 수준이 가장 낮은 곳은 유화증권이었다. 이 증권사의 3분기 1인당 평균 급여는 1231만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연봉 5000만원 수준으로 증권사 중 가장 연봉이 낮은 회사라도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평균 연봉 3475만원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