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법손실 감소로 순이익 지표 개선…적자규모 2천억↓
18분기 연속 영업 흑자 행진 마무리…"시황 악화 원인"
◆…동국제강 최근 6년 연간 영업실적. 2019년은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동국제강이 지난해 전방 수요산업의 부진으로 철강업계가 가격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전년도보다 이익이 줄어드는 고배를 마신 것과 달리 10% 이상 영업익을 끌어올린 성적표를 내놨다. 외형이 다소 축소됐으나 1년 만에 다시 1500억원을 넘긴 영업이익을 거둬 수익성이 소폭 개선된 모습이다. 다만 2015년 2분기 영업익 539억원 이후 이어진 분기 연속 흑자행진이 작년 4분기 적자로 18분기 만에 막을 내린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7일 공시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조 6584억원, 영업이익 1646억원, 당기순손실 817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이 5.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이 13.5% 늘었고 순손실도 지속됐지만 2200억원 가량 적자폭을 줄였다. 영업이익률은 전년도 2.4%에서 2.9%로 0.5%p 개선됐다.
연간 영업이익은 2015년 1694억, 2016년 2566억원, 2017년 2413억원으로 3년 연속 1500억원을 넘겨오다 2018년 1450억원으로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된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에 반등에 성공했다. 3~5%대를 이어오던 영업이익률도 2018년부터 2%대로 낮아진 상태였다.
순이익의 경우 브라질 경기침체로 인한 헤알화 약세가 심화됐던 2018년 대규모 손실을 봐야 했으나 1년 만에 2000억원 이상 적자규모를 줄인 점은 반갑다. 동국제강은 브라질CSP 제철소를 통해 60여년 만에 자체 고로(용광로) 확보 숙원을 풀었으나 환율문제로 인해 제철소가 흑자를 내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분법(동국제강 30%)에 따른 장부상 손실을 기록해왔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화기준 헤알화 환율은 2018년 초 헤알당 330원대에서 하반기부터 260원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작년에는 전년도 말 280원 수준이었던 것과 달리 300원대로 회복돼 7월 310원대까지 점진적 강세를 보인 뒤 연말 들어 280~290원대를 맴돌았다. 이 같은 흐름과 영업흑자를 내기 시작한 CSP에 힘입어 2018년에는 약 1600억원에 달했던 지분법 평가손실이 지난해 상반기에는 7억원까지 줄었다.
연간 순손실 규모도 지분법 평가손실 감소로 나타났다는 것이 동국제강의 공시 내용이다. 다만 헤알화가 다시 약세를 보이기 시작한 3분기 CSP 설비보수까지 겹친 바 있어 흑자를 냈던 순이익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동국제강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19년 4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4분기에는 순손실 규모가 다시 축소됐으나 영업이익이 악화됐다. 4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 1조 3583억원, 영업손실 197억원, 당기순손실 42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2.4%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으로 기록됐다. 전분기 비교 시에도 매출이 5.0% 감소하고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순이익은 두 비교지표 모두 적자가 지속된 모습이지만 170~240억원 가량 손실폭이 줄었다.
동국제강은 4분기 부진했던 시장 상황을 원인으로 꼽았다. 회사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른 시황 악화로 인해 4분기 영업적자가 발생했다"면서 "그럼에도 연간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작년 철강업계는 고로의 원료로 쓰이는 철광석 가격이 급등한 반면 수요산업의 부진으로 가격인상을 끌어내지 못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동국제강의 경우 전기로를 주 가동원으로 활용하는 만큼 원료 철스크랩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여 비교적 양호한 실적 흐름을 내비쳐왔지만 미미한 제품가 변동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내수 기준 이 회사의 제품 가격은 봉형강이 전년도 대비 2.3% 늘어난데 그쳤고 후판과 냉연은 오히려 1% 내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제강은 "올해 수요 감소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이에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